이 계절이 가면 다음 계절이 온다
유독 이번 여름은 덥게 느껴졌던 같습니다. 35도를 웃돌았던 연이은 폭염에, 출퇴근길마다 모든 체력을소진한 채로 일터와 집만 반복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럴 때마다 이 더위는 언제 끝이 날까, 계절로부터 느끼는 권태라고 할까요. 쉽사리 여름이 지쳤던 이유는 지금 겪는 상황과 날씨에 진부한 감정도 한몫했던 것 같아요.
어디 더위뿐이겠나요. 앞으로 다가올 추위도 마찬가지겠죠. 어떤 추위와 바람이든 애리게 느껴지는 감기 몸살처럼, 시리도록 아픈 계절을 겪는 사람들도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찬 바람이 아닌데도 유독 차갑게 느껴지고, 작은 더위에도 쉽사리 지치는 때가요.
결국 견뎌내야 하는 계절. 이 계절이 끝나길 원하는데도 언제 끝날지 모르는 막막함도 한몫하는 것 같습니다. 타는듯한 더위, 얼어붙을 것만 같은 추위가 언제까지고 계속될 건지에 대한 계절의 권태. 지금 내가 처해있는 상황에 대한 막연함이 제일 크겠죠.
성경에는 '때와 기한'에 대한 내용이 나옵니다.
"천하에 범사가 기한이 있고 모든 목적이 이룰 때가있나니
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으며
심을 때가 있고 심은 것을 뽑을 때가 있으며
..........
웃을 때가 있으며 슬퍼할 때가 있고 춤출 때가 있으며
찢을 때가 있고 꿰맬 때가 있으며
잠잠할 때가 있고 말할 때가 있으며
사랑할 때가 있고 미워할 때가 있으며
전쟁할 때가 있고 평화할 때가 있느니라 (전도서 3:1-8 KRV)
모든 일과 상황에는 목적을 이룰 때가 있듯이, 때와 기한이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어떤 상황이든 정해진 기한이 있기 때문에 한시적일 거란 말이죠. 결국 계속되는 추위도, 더위도 없는 것처럼 한 계절이 지나가면 다음 계절이 자연스럽게 오기 마련이겠죠.
분명 아픈 계절일지라도, 때마다 계절에서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도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뜨거운 햇볕 아래, 어느 그늘막에 찾아오는 선선한 바람이라던지. 매서운 추위 가운데, 따뜻한 커피 한잔에서 느껴지는 위안처럼. 때에 따른 계절의 아름다움 속에서, 우리 삶에도 숨겨진 위로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