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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 쪽지가 만든 반짝이는 추억

<마이쭈는 행복이다>

by 차유진 Mar 25. 2025
싱그러운 봄의 잎파리

3월이 어느덧 20일을 훌쩍 넘기고,

이제는 새 담임 선생님과 새 친구들의 얼굴도 그리 낯설지 않은 시기이다.


학년이 올라갈 때마다 ‘어떤 선생님을 만나게 될까’ 하는 기대 반, 걱정 반의 마음은 모든 부모가 같겠지만,

조금 더 특별한 아이를 둔 엄마 입장에서는 그 간절함의 무게가 유난히 더 크게 느껴지곤 한다.


다행히 아이는 복이 많은지, 지금껏 좋은 선생님들만 만나왔다.




여러 선생님들과의 기억들을 떠올리다가,

문득 4학년 때 있었던 일이 생각났다.


그때 담임 선생님은 일주일에 한 번, 반 친구 중 한 명을 정해  <칭찬 쪽지 쓰기>를 과제로 내주셨다.


사람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던 우리 아이도,

그 특별한 과제 덕분에 4학년 반 친구들 이름은 전부 기억하게 되었다.


사실,

칭찬해 줄 친구를 한 명 고르는 일은

쉬운 듯하면서도 결코 쉽지만은 않은 과제이다.


먼저 그 친구의 이름을 알아야 하고,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하고,

그 안에서 장점을 찾아내 진심을 담아 칭찬하는 일까지—

생각보다 공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니 말이다.


그런 덕분인지 4학년 때 아이 반은

늘 화기애애했고, 단합도 잘 되고,

정말 보기 좋은 반 분위기를 만들어갔던 걸로 기억한다.


지금도 아이는 초등학교 생활 중 4학년이 가장 행복했다고 이야기한다.


그 칭찬 쪽지를 쓰던 어느 날,

아이가 갑자기 “선생님께 쓰고 싶어”라고 했다.


‘친구가 아니라 선생님은 대상이 아닌데…’

라는 말이 목까지 올라왔지만,

왠지 모르게 “그러지 말라”라고 하고 싶지 않았다.

아이가 그걸  정말 진심으로 하고 싶어 한다는 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왜 선생님한테 쓰고 싶어?”


“내가 빙고게임 졌는데도, 마이쭈 주셨어.”


“…… 어.”


ㅋㅋㅋㅋ

그렇구나, 먹을 걸 주셨구나.

그래, 그거 아주 중요하지.


그리고 그날 하교한 아이에게 물었다.


“선생님께 칭찬 쪽지 드렸어?”


“응, 드렸어. 선생님이 진짜 좋아하셨어.

오늘은 마이쭈 2개나 주셨어.”


그래.

선생님도 기쁘셨고,

너도 마이쭈 두 개나 받아서 기쁘고.모두가 행복했네.

선생님도 아마, 학생한테 칭찬 쪽지를 받은 건 처음이셨을 거야.




시간이 지나 다시 그날을 떠올리면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아이들은 참,

이따금씩 이렇게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마음을 울리는 행복을 툭— 건네주곤 한다.

그게 아마, 아이를 키우는 기쁨이겠지.

행복한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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