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서 올라탄 택시.
심심한 말투 때문인지 서울에서 왔냐고 여쭤보시는 기사님.
본인도 며칠 전 손님 덕에 30년 만에 여의도에 갔었다고.
어렸을 때, 한 없이 높아보이던 63빌딩이, 이제는 초라해져버렸다고.
그래도 가끔 장거리 운행이 잡힐 때에는 전국 이곳저곳을 가볼 수 있다고.
아이처럼 티 없이 맑은 웃음과 함께 건네시는 말씀.
자신의 일을 온전히 사랑하는 모습.
슬며시 밀려오는 부끄러움.
불평 불만을 늘어놓으며 내가 하고있는 일을 싫어했던 날들.
다시금 생각해보니 참 좋았던 나날들.
어릴적의 꿈이 많던 그 때도.
열심히 달려가고 있는 지금도.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창 밖 풍경.
이제서야 보이는 모든 순간의 소중함.
다시 생각해봐도 미소가 떠오르는 그 날의 대화.
진하게 썬팅이 된 창문 덕분에, 더운 날의 강한 햇살을 피해 잠시 숨을 수 있던 날.
그와 나의 여행이 언제나 계속 되길.
소박한 웃음이 늘 함께 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