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이 없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그럼에도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을 좋아해 이것저것 다양하게 도전해 보았다. "너는 재능이 없다" 지겹도록 들어온 말이다. 심지어는 부모님도 종종 건네던 말이다.
저 말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재능이 없으니 시간낭비 말고 얼른 포기하라는 의미. 그리고 재능이 없으니 남들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라는 의미. 어떤 의미로 받아들일지는 이 말을 듣는 사람에게 달려있다. 나는 주로 두 번째 의미로 이 문장을 해석하곤 했다.
부모님도, 선생님도, 이 말을 건넬 때에 짓는 표정을 관찰하곤 한다. 누군가는 한심하다는 듯, 누군가는 미안해하며, 누군가는 안타까워하며 이 말을 건넨다. 가엾고 불쌍한 존재를 바라보는 듯하다. 그 시선에 묻어 있는 차가움과 따뜻함 중 어느 온도를 택할지도 듣는 자에게 달려있다. 정말 그 사람을 생각해주어 하는 말인지, 희망을 꺾어버리고자 하는 말인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사실 어느 한 분야에서라도 재능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재능이 있고, 그 분야가 무엇인지 확실히 알고, 어느 정도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면 남들이 부러워하는 타고난 사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는 주로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학원을 통해 그것을 발굴해보고자 한다. 자신의 아이는 특별하다고 믿으며 여기저기 어린 자녀를 굴려본다. 결국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아챌 때쯤에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고 만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 말을 들었을 때 쉽게 포기하고 만다. 어차피 안될 거 뭐 하러 시간을 투자하냐는 상처 입은 마음을 가진 채로 돌아선다. 어렸을 때부터 보아온 실망스러운 얼굴이 기억에 남아 일종의 보호작용으로 먼저 반응하게 된다. 남들에게 실망을 주지 않으려, 가장 먼저 실망하며 그만둔다. 신포도일 거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노력을 하지 않는 우화의 여우처럼 말이다.
심지어는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것도 재능이라고 말한다. 꾸준히 하는 것도 힘든 일이라고, 포기를 한 사람들은 뒤에 숨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마저 재능으로 치켜세운다. 그렇게 하면 마음이 편해지기 때문이다. 내가 하지 못하는 것을 하는 사람은 재능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세상 살아가는 것이 편하다. 왜 나에겐 아무것도 주어지지 않았는지 불만을 크게 가지지만 않으면 말이다.
재능이 없다면 남들보다 두세 배로 노력하면 어떨까. 속도를 가지지 못한 거북이도 재능을 가진 토끼를 이기지 않았는가. 사람들은 동화에서 나오는 이야기뿐이라고 생각한다. 누가 알겠는가. 동화가 더 현실 같고 현실이 더 동화같기도 한다는 걸. 당신이 포기하지 않는 것, 어쩌면 재능보다 소중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