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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글 Feb 10. 2024

습관을 위한 장치를 만들자

온전히 자신의 힘만으로 새로운 습관을 지켜나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때 도움이 되는 것은 자신 내면의 의지나 동기부여가 아닌 외부의 무언가와 습관을 연결시키는 것이다.


간단한 예시는 다음과 같다.


아침 알람이 울려 잠에서 깰 때, 그 알람 소리와 행동을 연결시켜라. 알람 소리를 인지하고 바로 일어나 물을 마시고 양치질을 하는 것과 같은, 새롭게 만들고 싶은 습관과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이때 내면의 의지에 집중하기보다 알람소리 그 자체에 집중해야 한다. 알람이 들렸기 때문에 가야 한다는 내면의 생각의 흐름으로 전환시키는 순간 체력이 떨어지거나 의지가 약해질 때 습관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조건반사적으로 청각과 행동관의 상관관계를 만들어둔다면 어느 상황에서도 무의식적으로 벌떡 일어나게 되는 자신을 볼 수 있게 된다.


알람이라는 청각적 장치를 이용하는 것은 꽤나 유용하다. 늦은 밤까지 게임이나 유튜브를 보다가 늦게 자는 습관을 고치고 싶은 경우, 취침을 해야 하는 시각에 알람을 설정해 보자. 어떤 것을 하고 있다가도 해당 알람이 울리면 모든 것을 멈추고 잠자리에 드는 행동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노력하지 않아도 뇌에서 무의식적으로 행동을 명령하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경험해 본다면 다른 감각의 장치도 마음껏 자신의 상황에 맞추어 설정할 수 있다. 나는 평소 목을 사용할 일이 많아 목이 아픈 경우가 많다. 최근 음성치료 기관에 체험 삼아 방문했더니 후두 마사지법을 알려주었는데, 하루 2회 정도는 꾸준히 해주는 게 좋다고 한다. 이미 많은 루틴이 설정되어 있어 이렇게 새로운 습관이 들어오는 것은 꽤나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후두 마사지법을 프린트한 그림을 벽 한편에 붙여두었다. 그러면 언제든지 그 그림을 보게 될 때에 마사지를 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고 행동에 옮기게 되기 때문이다.


뇌과학적으로도 뇌가소성이라는 단어가 있다. 뇌는 한 번 발달하면 성장이 멈추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새로운 회로를 개설하고 쓰지 않는 회로는 퇴화하게 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기 싫은데 억지로 내면의 의지에만 의존해서 하다 보면 뇌는 고통스러운 그 과정을 기피하게 된다. 몸이 지친 어느 순간 포기하게 되고 그 습관은 멀리 사라지게 된다. 따라서 감각과 행동의 조건반사, 이 무의식을 활용하자. 자신도 모르는 새에 새로운 행동의 회로를 개발하게 된다.


절대 자신의 의지를 믿지 말자. 의지도 체력의 영향을 받는다. 자신의 몸을 충분히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이 지혜로운 삶의 습관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 계단의 한 걸음이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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