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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글 Apr 06. 2024

건강한 스케줄에는 여유가 필요하다

가끔 좋은 습관, 열심히 사는 스케줄을 만들어가기 위해 조금의 쉬는 시간 없이 일정표를 채워두는 사람들이 있다. 아니, 어쩌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보이는 초반의 양상이다. 의욕이 앞선 나머지, 무리해서라도 자신의 시간표를 온갖 건강한 습관들로 채워 넣는다. 운동을 하자마자 찬물 샤워를 하고 독서를 하고 일기를 쓰는 행동들이 조금의 여유 없이 이어져있다.


많은 이들이 휴식의 중요성을 놓치고 있다. '잠은 죽어서 자면 된다.'라는 슬로건을 걸어두고서 조금의 낮잠도 취하지 않고 자신을 혹사시킨다. 휴식을 제대로 취하지 않는다면 에너지가 고갈되어하는 일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좋은 결과를 내지도 못하게 된다. 휴식은 하루 중 비어있는 시간마다 넣어줘야 할 가장 중요한 장치이다. 흰 캔버스를 가득 채우는 것보다 하얀 부분을 남겨 더 진한 감동을 만들어내는 '여백의 미'처럼 말이다.


무엇인가를 하고자 하는 '의지'와 그 행동에 몰두하는 '집중'이라는 정신적인 행위에도 많은 에너지가 들어간다. 체력적으로 지친 상태에서는 의지와 집중, 전부 놓치게 된다. 결국 중간중간 여유를 주어 소진된 에너지를 충전해야 한다.


휴식의 진정한 의미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대부분 쉬는 시간에 스마트폰을 보거나 유튜브를 보기도 한다. 담배를 피기도 하고 커피를 마시기도 한다.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기도, 음식을 먹기도 한다. 아쉽지만 전부 진정한 휴식에 해당하지 않는다. 어느 정도 환기를 시키는 효과는 볼 수 있어도, 진정으로 에너지를 충전하는 행위는 아니다.


고전적이지만 명상이라고 불리는 행위가 진정한 휴식의 의미와 가장 가깝다. 명상은 가만히 눈을 감고 앉거나 누워 자신의 호흡에만 집중한다. 과거를 떠올리며 후회하지도, 미래를 걱정하며 미간을 찌푸리지도 않는다. 그저 들어가고 나가는 호흡을 바라보며 온전한 현재에 머무른다. 그때에 비로소 소진되었던 에너지가 조금씩 충전된다. 충전 단자를 꽂을 구멍이 없는 인간은 명상을 통해 무선 충전을 하게 되는 것이다.


명상이라는 행위에 조금은 진입장벽이 느껴진다면 조금 더 간단하게 표현할 수 있다. 한 자리에 가만히 서거나 앉거나 누워서 눈을 감고 가만히 있어라. 어떤 생각에 깊게 몰두하지도, 따라가지도 말라. 그저 가만히 있어라. 자신의 에너지를 빼앗아가는 그 무엇에도 휘둘리지 말라. 자기 자신에게 온전히 있을 수 있을 때 우리의 에너지는 순환하며 재생산된다.


당장 명상이나,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렇다면 평소 쉬는 시간에 하던 행동들을 인식하고 그 행위를 멈춰보자. 쉴 때마다 인스타그램을 들여다보거나 쇼츠를 넘겨보고 있었다면, 스마트폰을 꺼두고 멀리 치워보자. 그렇게 가만히 창 밖을 바라보거나 아무것도 없이 가벼운 산책을 갔다 왔을 때, 기존과는 다른 기분으로 일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한두 번 경험하다 보면 스마트폰을 보는 행위가 많은 에너지를 빼앗아간다는 것을 스스로 알아차리게 된다.


각 일정 사이에는 항상 최소 5분에서 10분은 여유를 두어 자신에게 쉬는 시간을 선물하자. 앞서 말한 것처럼 가짜가 아닌 진정으로 쉴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 한다. 하루 종일 여러 번 쉬어가며 모든 일을 수행해 나갈 때, 이전처럼 지치지 않고 맑은 기분으로 하는 일에 집중하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을 느낄 것이다.


건강한 스케줄에는 꼭 여유가 필요하다. 잠은 죽어서 자는 것이 아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조금씩 자두어야 한다. 자신의 뇌를 비우고 다음 것을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 계속해서 욱여넣다 보면 과부하가 오고 몸의 이곳저곳이 고장 나게 된다. 항상 명심하자. 무엇보다 필요한 건 휴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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