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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운오리새끼 민 Aug 11. 2022

뚱이의 일상

청소기는 무서워

엄마가 방청소를 위해 청소기를 꺼내온다.

아직 상황파악이 안된 뚱이.

청소기에 코를 묻고 열심히 냄새를 맡는다.

전원 코드를 꼽고 청소기 스위치 버튼을 누르자 


‘웽~~’


소리가 들린다.

놀란 뚱이 후다닥 내 옆으로 와서 앉는다.

십년감수한 거 같다.

앞발은 불안하여 들썩들썩 거린다.

청소기가 더 가까이 다가오자 나의 무릎으로 파고들어 얼굴을 숨긴다.

개나 사람이나 무서우면 머리부터 숨는 거 같다.

청소기가 내 옆으로 왔다.

안심이 안 되는 건지 다시 후다닥 자기 집으로 줄행랑을 친다.     



뚱이의 시각 -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엄마가 커다란 물건을 갖고 나왔다.

호기심이 생겼다. 


‘무엇에 쓰는 물건일까?’


냄새를 맡았다.

시큼한 냄새 같기도 하고 쾌쾌한 냄새 같기도 하고 여러 가지 냄새가 좀 섞여 있는 듯 하다.

엄마가 빙그래 웃으며 저리 가라고 한다.

나의 탐구 보고서는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말이다.

그때 갑자기 요란한 굉음 소리가 들렸다.


'이게 뭔 소리여!'


태어나서 생전 처음 듣는 엄청난 소리다.

깜짝 놀랐다.


후다닥 작은 형아 옆으로 갔다.

소리는 분명 아까 그 물건에서 나는 것이다.

엄마가 그 물건의 앞부분을 내 앞으로 쑥 들이 밀었다.

작은 형아 무릎위로 얼른 올라갔다. 


‘여긴 안전하겠지? 작은 형아가 지켜줄 거야.’


불안한 눈빛으로 작은 형아를 바라봤다.

작은 형아는 대수롭지 않은 표정이다.

작은 형아는 안 무서운가 보다.

근데 작은 형아 옆에까지 엄마가 갔고 왔다.

얼굴을 작은 형아 무릎에 파묻었다.

소리가 더 크게 들렸다.


'이거 어쩌지?'

형아가 날 지켜줄 거 같지 않다는 불안감이 밀려 왔다.

후다닥 소리 나는 물건을 피해 집으로 들어갔다. 


‘세상 믿을 사람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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