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한잔 하죠?
자기 전 맥주 한 병과 과자를 갖고 쇼파에 앉았다.
뚱이 자다가 벌떡 일어나서 슬금슬금 옆에 앉는다.
“너도 술 한잔 할래?”
이게 술인지 물인지 알 수 없는 녀석.
과자 부스러기라도 얻어먹을까 싶은지 옆에 달라붙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애교를 부린다.
맥주 한모금을 마시고 뚱이를 바라봤다.
앞발을 한발씩 엊갈려 들어올리고 혀를 내밀어 코를 자꾸 핥는다.
"너도 힘든일이 많니?"
뚱이의 시각 - 술 한잔 하죠?
엄마가 맥주 한 병과 과자를 갖고 왔다.
늦은 시간이지만 그래도 먹을 거 앞에서 낮과 밤이 있으랴.
천천히 엄마 곁으로 가서 앉았다.
“너도 술 한 잔 할래?”
‘뭐 주면 다 먹죠.’
엄마가 줄 것처럼 얘기하고는 안 준다.
엄마 곁에 가서 애교를 부려봤다.
그런데도 줄 생각이 없는 듯싶다.
이대로 포기해야 하나 싶다.
‘같이 좀 먹지, 나도 사는 게 힘든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