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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운오리새끼 민 Sep 02. 2022

뚱이의 일상

약은 싫어!

오늘은 뚱이가 구충제를 먹는 날이다. 


"뚱이야 간식이야."


뚱이의 밥그릇에 올려놓고 뚱이에게 먹으라고 하니 약인 줄 아는 건지 냄새만 맡고 먹을 생각을 안 한다. 

개나 사람이나 약 싫어하는 것은 똑같은 거 같다. 

그래서 사료와 함께 약을 넣어 주었다. 

뚱이 사료를 보자 눈이 휘둥그래 졌다. 


“먹어”


뚱이 신나게 달려와 먹는다. 

사료 통이 깨끗해 졌다.



뚱이의 시각 - 누굴 바보로 아나.


아빠가 왠일로 간식을 갖고 와서 내 밥그릇에 한 안을 넣어 줬다. 


‘쪼존하게 한 알이 뭐야?’ 


“뚱이야 간식 먹어.”


아빠가 선심 쓰듯 말했다. 

일단 냄새를 맡아 봤다. 

좀 뭔가가 이상했다. 

기존의 간식하고는 다른 느낌이다. 

냄새가 없다.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간식이 아닌 거 같다. 

아빠를 슬며시 바라보았다. 

아빠의 표정이 영 신뢰가 안간다.

뒷걸음으로 빠져 나와 쿠션에 앉아 아빠를 바라봤다. 

아빠의 표정이 굳어졌다. 

심상치 않다. 

역시 뭔가 음모가 느껴졌다. 


‘음 안 먹길 잘했어.’


이번에는 아빠가 진짜 밥을 갖고 왔다. 

코끝에서 냄새가 느껴졌다. 


‘그래 바로 이거지.’


신나서 앞발이 들썩인다. 


"먹어."


아빠가 먹으라고 했다. 

잽싸게 달려가 밥을 먹기 시작했다. 


‘역시 맛있다.’


근데 뭔가 다른 것이 느껴졌다. 


‘아까 그거?’


그러나 이미 내가 그것을 인지하는 순간 그것은 내 배속으로 들어가 있는 상태였다. 

역시 제대로 씹지 않고 삼킨 것이 문제였다. 


'속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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