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에 대한 짤막한 팁들.
필자의 주변에는 잘못된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정 식단만을 고집하거나, 다이어트 보조제를 섭취한다거나, 괴상한 운동기구를 쓴다거나, 유산소 운동만을 죽어라 판다거나, 아니면 아예 시작조차 하지 않고 고민만 늘어놓는다거나. 여러 지인들이 여러 유형의 다이어트를 하고 있지만, 대부분 실패 혹은 성공하더라도 정신적ㆍ육체적으로 한계까지 내몰려 몸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경우가 거의 전부였다.
다양한 조언을 주는 것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은 조언을 제대로 듣지 않거나 자신만의 방법으로 변형시켜 별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장마가 끝난 뒤 휴가를 떠나는 여러 지인들이 급하게 몸을 만들겠다고 PT를 끊거나 보조제를 구입하여 섭취하는 등의 조급함을 보이지만, 그렇게 시작한 다이어트는 결코 유지될 수 없다.
몇 년간 운동하며 얻은 경험과 지식, 각종 서적, 유명 운동인들의 의견을 토대로 다이어트에 대한 팩트를 적어볼까 한다.
1. 특정 부위만 빼는 운동은 없다.
TV나 유튜브, SNS 등지에 몸에 딱 붙는 레깅스나 티를 입은 피트니스 강사들이 'OO 빼는 운동'이라면서 특정 자세를 소개하는 영상을 접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겠지만, 이러한 류의 운동들은 해당 부위의 지방을 빼는 것에 별 효과가 없다.
사람의 신체에 있는 지방은 부위를 막론하고 동시에 감소하고 증가한다. 단지, 지방의 두께가 더 두꺼운 부위와 상대적으로 얇은 부위가 존재할 뿐이다. 또한, 배를 단련하는 복근 운동을 한다고 해서 복근의 지방만이 연소되지 않는다. 과장을 보태면, 지방 내의 복근만 커져서 오히려 배가 나올 수도 있다. 물론 복근 단련만을 통해 뱃살이 빠지는 효과가 아주 없진 않으나, 아주 미비하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특정 부위의 살을 빼는 운동은 없다고 보는 게 맞다. 물론, 피트니스 강사들이 알려주는 운동을 열심히 수행하면 살이 빠지긴 한다. 대신, 빼고자 했던 부위의 살이 빠지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다른 부위의 살도 빠졌다는 의미이지, 그 운동을 통해 특정 부위의 살만 빠졌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명심하자. 엉밑살, 승모근, 뱃살, 허벅지 빼는 운동은 그냥 '운동'이지, 'OOO 빼는 운동'이 절대 아니다.
2. 유산소 운동은 강도 높게 하자.
살을 빼겠답시고 유산소 운동만 죽어라 파는 사람이 열에 아홉은 될 것이다. 늦은 저녁, 동네 공원을 나가보면 가벼운 걷기 운동부터 조깅에 이르기까지 유산소 운동 열풍이다. 하지만, 정말로 살을 뺄 생각이라면 유산소 운동의 강도를 아주 강하게 해야 한다.
낮은, 혹은 일반적인 강도의 유산소 운동은 높은 강도의 유산소 운동에 비해 시간적 측면에서 그 효율이 극도로 떨어진다. 아주 극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전력으로 1분씩 5번 달리는 것이 30분 가볍게 달리는 것이랑 효율이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30분에서 1시간 가까이 유산소 운동에만 투자하는 것은 시간적으로도, 운동 효과 면에서도 그리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이제 막 운동을 시작한 입장에서 정말 폐가 터질 듯이 이를 악 물고 유산소 운동을 한다면 몸에 심각한 무리가 가게 된다. 따라서, 고강도의 유산소 운동을 통한 체지방 감량 효과를 위해서는 '인터벌 트레이닝'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말 그대로 간격을 두고 훈련하는 트레이닝 방법으로, 하나의 운동을 고강도 - 저강도로 번갈아가며 반복하는 것이다. '전력 달리기 -숨이 돌아올 때까지 가벼운 달리기나 걷기'를 몇 차례 반복해보자.
처음에는 저강도 운동을 길게 하고, 점점 고강도 운동의 구간을 길게 늘여보자. 최대 심박수 가까이 상승하는 고강도의 인터벌 트레이닝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유산소 운동이다.
3. 무산소 운동, 흔히 말하는 근력 운동도 필요하다.
근력 운동 없이 유산소 운동만을 한 몸은 그렇게 보기 좋지는 않다. 뱃살도 빠지고, 허벅지도 얇아져서 다이어트에 성공했는데도 불구하고 만족스럽지 못한 분들이 있다. 그 이유는 무산소 운동을 등한시했기 때문이다. 유산소 운동과 함께 무산소 운동까지 더해줘야 다이어트의 효과가 극대화된다. 무산소 운동을 통해 신체 각 부위에 적당히 근육을 더해준다면,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좋은 몸매를 얻을 수 있다.
무산소 운동을 해서 몸이 우락부락해지면 어떻게 하냐는 것처럼 쓸데없는 질문이 없다. 그런 걱정은 마치 '아르바이트 계속하면 빌 게이츠처럼 부자 되는 것 아니에요?' 하는 것과 같다. 당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근육은 쉽게 자라지 않는다. 수년의 꾸준한, 피나는 노력이 있어야 원하는 만큼 자랄까 말까 한 것이 근육이다. 여성의 경우에는 근육이 남성보다 더디게 자라기 때문에, 정말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근육이 조금 붙을까 말까 하므로 걱정하지 말자. 만약 조금만 운동해도 근육이 마구 붙는다면, 당장 운동선수로 전향하기를 권장한다.
한 가지 팁을 주자면, 각종 운동 전에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시는 것을 추천한다. 운동을 하기 힘들고 지치는 날에도 어느 정도 몸의 컨디션을 끌어올려주고, 운동 수행능력을 높여준다. 운동 후에 오는 지방 연소 효과 증가는 덤.
4. 탄수화물도 적당히 먹어줘야 한다.
탄수화물이 다이어트에 방해가 되는 것은 맞다. 하지만 명심할 점은, 우리가 신체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탄수화물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이다. 극단적으로 탄수화물을 줄이는 행위는 대회에 출전하는 보디빌더들이나 운동선수들이 아니면 크게 의미가 없다. 오히려 일상생활에 불쾌함과 피로감만 생길 뿐이고, 자칫하다가는 폭식 등으로 이어지면서 다이어트에 큰 차질이 생긴다.
적절한 강도의 운동을 꾸준히 한다면, 공깃밥 한 그릇 정도의 양은 먹어도 크게 지장이 없다. 오히려 적당한 양의 탄수화물은 다음 운동을 위한 에너지를 비축하기에 매우 효과적인 에너지원이다. 단지 우리가 주의해야 할 것은 식사시간 이외에 찾는 '간식', 굳이 섭취할 필요 없는 탄수화물들이다. 과자, 케이크, 주스, 빵과 같은 군것질만 줄여도 엄청난 효과를 볼 수 있다.
5. 끼니는 제 때에, 물을 많이, 잠은 일찍.
아주 교과서적인 이야기지만, 이를 지키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삼시세끼 꼬박 챙겨 먹고, 하루에 물을 1 ~ 2리터 챙겨 먹고, 10시에서 새벽 2시 사이에 잠에 드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잦은 야근과 이로 인해 늦잠을 자는 것. 이 둘의 악순환이 아침을 거르고 밤잠을 설치고 야식을 먹게 만든다. 바쁘게 일상을 보내느라 물을 마시는 것을 자주 까먹게 되는 것은 덤. 우리 몸의 컨디션을 유지시키는 아주 기본적인 것들임에도, 지키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잠을 일찍 자는 것은 어려울지라도, 아침을 챙겨 먹는 습관과 물을 자주 마시는 습관은 노력해보도록 하자. 간편식으로라도 아침을 챙겨 먹고, 틈날 때마다 물을 마셔주는 것은 다이어트에 많은 도움이 된다. 일찍 잠자리에 들면 다음 하루의 컨디션이 아주 좋기 때문에, 일상생활과 운동을 수월하게 해낼 수 있다.
6. 칼로리 대비 포만감이 높은 자연식을 하자.
다이어트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식사량을 줄이는 경우가 많다. 줄어든 식사량에 이따금씩 찾아오는 공복은 사람을 쉽게 무기력감에 빠지게 만들기 때문에, 빈 속을 관리하는 것도 다이어트를 하는 방법이다.
시중에 나오는 곤약 관련 제품들은 대체로 곤약만으로 이루어져있지 않고, 각종 소스나 기타 첨가물들과 함께 구성된 제품들이 많다. 또한, 곤약 자체는 영양소가 거의 없다시피 하므로, 곤약 위주의 식단을 구성하게 되면 포만감만 얻고 영양소는 부족한 상태가 되어 자칫 영양 부족에 시달릴 수 있다.
양질의 단백질(닭가슴살, 돼지 뒷다리, 우둔살, 계란)과 함께 잡곡밥 또는 고구마, 양질의 채소로 식단을 구성하는 것이 가장 좋다. 도시락을 챙기는 것이 가장 좋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 평소 식단에서 채소와 육류를 좀 더 추가해주면 좋다. 1일 분량으로 소포장된 견과류를 간식으로 섭취하는 것도 좋다.
채소를 많이 먹으면 장 운동을 활성화시켜 기초대사량을 높여주며, 무엇보다 포만감과 함께 각종 무기질도 풍부하게 섭취할 수 있어서 매우 좋다. 정 채소를 챙겨 먹기 어렵다면 종합비타민 등을 찾아보고, 자신에게 부족한 영양제를 섭취할 수 있도록 하자.
현재 필자는 점심에는 웬만하면 도시락을 챙겨서 다닌다. 반드시 따라 할 필요는 없으며, 참고하시면 되겠다.
아침 : 미숫가루 한 잔, 단백질 보충제 1 스쿱, 견과류 한 주먹
점심 : 닭가슴살 150g, 삶은 계란 2개, 방울토마토 9개, 알배추 잎 네댓 장, 삶은 고구마 1~3개
저녁 : 일반식 자유롭게
7. 급할수록 돌아가라.
다이어트를 대충 하는 사람도 있지만, 다이어트에 지나치게 매몰되어 건강을 망치는 사람도 분명히 존재한다.
'요요 현상'이라는 말,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급격한 다이어트로 인해, 감량 전과 같거나 혹은 과체중이 되는 현상을 말한다. 극단적인 식이요법, 몸을 혹사시키는 무리한 운동 스케줄로 인해 급격하게 줄어든 체중은 몸에 크나큰 독이 된다. 이렇게 한 번 다이어트에 실패하고 나면, 깊은 좌절감으로 인해 다이어트에 대한 의지를 상실하기 쉽고, 자칫하면 다시금 비만의 늪에 빠지고 만다.
다이어트는 빠르게 할수록 독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천천히 임할 수 있도록 한다. 조급함은 항상 경계해야 한다. 우리 몸은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주는 것이 중요하다. 기계야 고치면 그만이지만, 우리 몸은 기계처럼 금방 고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하자.
8. 이상한 편법을 쓰려고 하지 마라.
시중에는 정말 쉽게 구할 수 있는 다이어트 관련 보조제나 약 등이 많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이런 것들은 멀리 하는 것이 좋다.
이런 제품을 홍보하는 연예인이나 트레이너들의 몸매에 현혹되기 쉽지만, 결국 그들도 운동과 식이요법 등의 피나는 노력을 통해 그런 몸매를 얻었다. 다이어트 관련 보조제는 다이어트에서 아주 미비한 부분을 차지할 뿐이며, 설령 그것들을 통해 다이어트에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결코 몸에 이로운 방법은 아니다. 약을 먹거나 하는 등의 행위는 분명히 몸에 무리가 간다. 근육을 키우려는 사람들에게 항상 유혹의 손길을 내미는 스테로이드와 같은 약물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쉽게 얻은 결과는 반드시 비싼 대가를 요구한다는 점을 명심하자.
지방 흡입과 같은 수술 역시 마찬가지이다. 굳이 하겠다면 말리지는 않지만, 주변 지인들 중에 지방 흡입을 하고 만족하는 사람들을 거의 못 봤다. '심플 이즈 베스트', 운동과 식이요법과 같은 기초에 충실하자.
괴상망측한 운동기구들 역시 마찬가지다. '집에서 OO 하는 기구', '붙이고 있으면 살이 빠지는 기구', '신고 있으면 살이 빠지는 신발' 등등, 굳이 돈을 들여서 이런 운동용품들을 사봤자, 얼마 가지 않아 애물단지만 될 뿐이다. 대체로 이런 기구들을 사는 사람들은 운동의 귀찮음을 돈으로 해결하려는 심리가 은연중에 있는 경우가 많다.
단순한 게 번거롭지만 효과는 확실하다. 걷고, 달리고, 움직이자. 다이어트에 성공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잔머리 굴려가며 운동할 때 신발끈을 동여 메고 집 밖을 나섰음을 명심하자.
9. 숫자에 집착하지 말자.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나서 시간은 흘러가는데, 줄어들지 않는 체중계의 숫자를 보며 낙담하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전혀 그럴 필요 없다. 위의 내용들대로 충실히 진행 중임에도 체중이 줄지 않는다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근육은 늘었고, 지방은 줄면서 멋진 몸으로 변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식단과 칼로리에 너무 연연할 필요도 없다. 집착이 커지면 스트레스가 되고, 스트레스가 쌓이면 다이어트도 실패할 확률이 높아진다. 평소보다 조금 적게 먹고,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만으로도 다이어트 효과는 충분하다.
다이어트에 대한 집착이 강해지면 성공할 다이어트도 실패한다. 특히, 다이어트를 하며 마주치는 숫자들은 사람을 초조하게 만든다. 어차피 다이어트는 길게 보고 가는 거다. 마음 편하게 먹고, 변해가는 자신의 몸매에 집중하자.
10. 일단 시작하자. 핵심은 '부지런함'이다.
앞서 장황하게 글을 적었지만, 결국 위의 내용들은 지금 다이어트를 시작한 사람들에게나 해당한다. 아직도 다이어트 방법만을 찾고, 올해 여름은 늦었으니 내년을 기약하려는 사람들에게 다이어트란 평생 성공할 수 없는 불가침의 영역일 뿐이다.
다이어트는 결국 부지런한 사람이 성공한다. 활동량이 점점 줄어드는 방향에 맞게끔 변화한 인류이기 때문에, 몸에 살이 붙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다이어트는 이 현상을 거스르기 위한 몸부림인 셈이다. 본능적으로 편안함을 찾으려는 자신의 본성을 이겨내는 것이 바로 다이어트인 것이다.
글만 읽는다고 운동이 되지도, 식단이 조절되지도 않는다. 이 모든 것을 실행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얼마나 부지런한가이다. 당장 앉았다 일어서는 스쿼트나 팔 굽혀 펴기라도 해 보자. 내일은 저녁에 시간을 내어 숨이 가쁘게 달려보고, 주말에 장을 보러 가서 각종 채소를 사보자. 며칠 못 가더라도 괜찮다. 한 번 해본 경험이 다음의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고, 이런 경험들이 쌓이고 쌓이며 점점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 글을 마치며, 다이어트를 시작하시는 분들에게 드리는 말씀
쉽지 않겠지만, 다이어트라는 게 원래 그런 것이다. 한 번 습관이 든 몸을 변화시키는 게 쉬울 리가 없다. 하지만 왕도란 없다. 왕도를 벗어난 다이어트는 오래가지도 않고, 결과가 좋지도 않다.
시간이 들더라도, 차근차근 처음부터 순서를 밟아나가 보자. 음식에 대한 욕심을 운동에 부리고, 운동에 대한 인색함을 음식에 부려보자. 우직하게 인내한 다이어트의 결과는 기대 이상일 것임을 약속한다. 고생 끝에 낙이 찾아온다는 말처럼, 다이어트 끝에 펼쳐질 뿌듯함을 향해 열심히 노력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