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커플이 제일 싫어하는 장소

만남과 헤어짐이 시작되는 곳

by Sunny Choi 메덴코
제발 이번만 연착되거나 캔슬되면 좋겠어.
우리에게 하루만 더 있으면 좋겠어


모든 국제커플에게 해당되는 말은 아니란 걸 알고 있다. 나처럼 국제 연애를 하고 있으며 두 국가를 오고 가야 하는 장거리 연애 중인 사람에게 해당한다.


나 같은 커플들이 가장 싫어하는 장소는 바로 '공항'이다. 아이러니하게 또 가장 좋아하는 장소도 공항이다. 이 모순적인 장소를 간단하게 설명하면 우리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곳이자 피할 수 없는 헤어짐을 만드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장거리 연애를 하면서 공항을 정말 많이 다녀봤다. 인천공항뿐만 아니라, 김포공항, 덴마크 코펜하겐 공항, 영국 런던 2개의 공항, 라트비아 리가,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등 우리는 서로 만나기 위해 많은 곳들에 흔적을 남겼다.


보통 나와 짝꿍은 길게 만나면 2주 또는 평균적으로 5일에서 7일의 시간을 함께 보내게 된다. 그래서 그 기간만큼은 모든 친구들과 세상과의 단절되어버린다. 24시간을 단 둘에게 몰두한다. 너무나도 소중하고 1분 1초가 아깝기 때문에. 그리고 만나기 전 시간은 1년 같은데, 만나고 나면 시간이 1시간처럼 금방 지나가버린다. 그뿐이랴, 그 짧은 시간 동안 싸움이라도 나면 아까운 시간을 더 낭비하게 되어버린다.


둘 중에 떠나는 사람이 더 힘들지,

남는 사람이 더 힘들지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해보았다.


남아 있는 사람이 더 힘든 것 같아

우리 둘 다 공감했다. 떠나는 것보다, 남는 것이 더 어렵고 힘든 일이라는 것을. 사실 나보다 짝꿍이 한국에 더 자주 오는 편인데 그럴 때마다 정말 그를 보내고 나면 일주일 동안 너무나도 힘들었다. 떠나는 사람도 발걸음이 무겁지만 떠나야 하는 그 절차들 속에 굉장히 정신도 없고 바빠서 슬픔이 가라앉지만 남게 되는 사람은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텅텅 빈 느낌이다.


물론 나의 일상은 금방 돌아온다. 해야 할 일들이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정말 설명할 수 없는 마음이 있다. 사실 그런 이유로 덜 자주 만나자고 했던 적도 있다. 그를 떠나보내고 나서의 공허함이 반복적으로 될 경우 마음이 너무 약해지기 때문이었다.


(이건 익숙해지려고 노력해도 절대 익숙해지지 않아서 아무리 자주 만난다고 해도 되지 않는 문제라는 것을 알았다)



국제연애 그 자체가 힘든 연애다


어떤 연애가 힘들지 않겠나. 모든 연애가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국제 연애는 타 커플보다 들어가는 리소스가 정말 많다. 누군가에게 굉장히 당연한 것들이 우리에겐 그렇지 않다. 그러면 대체 이 힘든걸 왜 하냐고? (절대, 이게 힘들다고 알아달라고 애원하는 글이 아님을 말하고 싶다. 싫으면 애당초 안 했거나 포기했겠지) 왜 하냐는 그 말에 대한 대답은 항상 같다. 사람 마음이라는 게 내가 정한다고 된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어쩌다 보니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와 다른 곳에 살고 있을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기에 이러한 노력을 거치는 것 같다. 어쩌면 그렇기에 느끼는 행복도 더 크게 느껴지는 것도 있기도 하다. 더 애틋하고 더 아련하고 더 소중한 느낌이랄까.


우린 왜 지구 반대편에 사는 거야?


진담 반 농담 반으로 이런 말을 자주 한다. 우리가 만약 국적은 다르지만 같은 EU 국가면 좋았을 텐데.. 아니면 일본과 한국 그 정도의 거리였다면 주말마다 볼 수 있었을 텐데! 이런 말들. 라트비아에 가거나 덴마크에 가는 일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똑같이 그가 이 두 곳에서 한국에 온다는 것도 엄청난 일이다. 기본 11시간 최장 15시간 투자해야 한다.


이제 곧 나는 인도네시아로 떠나니 그와의 거리가 최소 22시간으로 더 멀어진 셈이다. 그래도 용감하게 그래도 씩씩하게 우린 해낼 수 있다는 믿음으로 함께 웃는다. 우리는 5년 차가 되기 전엔 한 국가에서 함께 삶을 나누고자 하는 계획 중에 있기 때문이다.


공항이 더 이상 싫은 장소가 아닌,

그저 행복한 장소로 남는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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