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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거북 Sep 07. 2023

프리랜서의 느즈막한 오후

평일 낮에 카페에 앉아 글을 쓸 수 있다니.

 프리랜서가 되고 열흘 정도 지났다. 평화로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백수랑 뭐가 다른가 싶지만 그래도 소득원이 있기에 백수는 아니다. 물론 갈 길이 멀다. 새로운 거래처를 찾아야 한다. 프리랜서는 안정성을 대가로 자유를 얻은 사람들이다. 이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프리랜서의 최대 장점은 업무 시간을 스스로 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강점을 가지고 있어, 보통 07시쯤 노트북이 있는 방으로 출근한다. 그리고 그날 진행할 업무를 시작하여 빨리 끝내버린다. 그러면 오후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정말 여유롭다.


 그때부터는 거래처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특별한 일이 없으면 브런치에 글을 쓴다. 그리고 다른 거래처를 뚫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프리랜서로서의 안정성을 조금이라도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스킬을 뭘 배울까 고민한다.



 오늘은 노트북을 가지고 아내가 가고 싶어하던 망미동의 카페를 왔다. 여기는 2~3층이 메인이라고 하던데 안타깝게도 노키즈존이라 갈수가 없다. 1층과 반지하(?)층만 사용이 가능해서 아쉽다. 1층에 계시던 아주머니들은 우리 아기를 보고는 너무 귀엽다고 해주었다. 괜히 어깨가 으쓱거린다.


 면도를 안하고 초췌하게 와서 좀 부끄럽긴 하다. 츄리닝 반바지에 맨발에 크록스. 돈 많은 백수로 보이려나?


 그래도 좋다. 한가한 날에는 이렇게 나올 수 있다는 점이 말이다. 직장인이라면 한가하든 말든 사무실에 꼼짝없이 갇혀있어야 할텐데. 평일에는 눈치보느라 퇴근도 옳게 못하고, 주말에는 이런 예쁘장한 카페를 오려면 주차부터 시작해서 모든게 만만치 않을 것이다. 아, 월급에 그런 비용까지 다 포함된거라면, 인정하겠다.


 살아남기 위해서 열심히 달리겠지만, 여의치 않으면 재취업을 하던지 아르바이트라도 하러 나가야겠지. 나는 가장이니까 말이다. 그리고 인생은 열심히만 한다고 풀리는게 아니기도 하고. 


 근데 그런 고민을 지금 하고 앉아있는다고 달라지는게 있나. 매출이 적던 많던 나는 지금 프리랜서다. 프리랜서로 누릴 수 있는 장점은 누릴 수 있을 때 최대한 누려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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