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요가는 혼자 하는 수련인데 친구가 필요할까?

클라리세이지 아로마 - 고무카아사나

by 요가언니



한 시절이 지날 때마다 친구들을 함께 떠나보내곤 했다. 대신 새 시절이 오면서 새로운 친구를 얻었다. 공부하던 시기에는 함께 책을 볼 친구로 가득찼고, 술 마시는 게 재미있던 시기에는 술친구가 늘었다. 요새 내가 좋아하는 것은 요가라, 요가를 나누는 친구가 많다.


요가는 혼자 하는 수련인데, 친구가 필요할까?


어려운 아사나를 한참만에 성공했을 때 나보다 더 기뻐하고 호들갑을 떨며 사진을 찍어 보내주는 친구,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 이번 주에 어떤 요가 수업을 들었는지, 요즘 같은 시기에는 온라인으로 어떤 수업을 찾았는지를 공유하는 친구, 가끔 시간이 맞아 함께 수련을 하면 맛있는 식사와 커피를 풀코스로 즐기는 친구, 아니면 일 년에 한두 번 요가 페스티벌에 함께 가서 즐길 수 있는 친구, 요가로 연결된 친구가 많아졌다. 아, 그리고 또 있다. 브런치에 요가 이야기를 쓰면서 생각을 나눌 친구가 생기기도 했고, 함께 요가를 하는 친구들을 브런치로 초대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친구와 요가복이나 도구 쇼핑에 관한 정보를 나누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이다. 키노 맥그레거 말대로 함께 요가의 길을 걷는 친구들은 요가를 더 잘하기 위해 겨루고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손을 내밀어 서로 끌어올려 주는 여행을 함께 하는 사이이다.


고무카아사나는 오른 팔꿈치를 머리 뒤에서 접어 내리고, 왼팔꿈치를 등허리에서 접어 올려 두 손을 등 뒤에서 맞잡는 동작이다. 윗 팔은 삼두근뿐 아니라 겨드랑이까지 시원하게 늘어나고, 아래팔은 날개뼈가 잘 회전하며 열리는 느낌이다. 뒤통수로 아무리 팔을 밀어도 풀리지 않도록 양 손을 단단하게 잡는 것이 중요하다. 어깨 회전이 더 잘된다면, 맞잡은 손을 등에서 떼었다가 손으로 등을 두들길 수도 있다.


고무카아사나의 맞잡은 손이 친구 같다. 오른손이 등 뒤에서 충분히 내려오지 않을 때 왼손은 오른 팔꿈치를 눌러 내려주기도, 왼손이 잘 올라오지 않을 때는 오른손이 등 뒤에서 왼팔꿈치를 끌어당겨주기도 한다. 그렇게 서로를 돕고 나면 두 손을 맞잡기가 한결 편해진다. 힘을 합쳐 만난 두 손은 단단하고, 풀리지 않는다. 인생의 시기마다 만나는 고비를 함께 넘어가는 사이가 된다.


클라리세이지 아로마는 마조람 아로마처럼 긴장을 이완하면서도 활력을 높여주는, 그러니까 기를 강하게 하면서도 정체된 기는 순환시키는 상반된 효과로, 행복감을 주는 오일로 유명하다. 신경성 불안감과 우울감에 적용하며 원기를 회복하고 영감을 되찾을 수 있게 한다.


요가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취향도 생활도 다른 제시와 나는, 한 명의 의욕이 떨어지면 자신감을 주고 스트레스로 경직되면 긴장을 풀 수 있도록 서로의 클라리세이지가 되었다가, 서로의 손을 맞잡아 고무카아사나 같은 힘이 되기도 했다. 이렇게 의지하고 응원한 덕에 1년 동안 52편의 요가와 아로마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매주 월요일에 만나요


글: 에디 (https://instagram.com/edihealer)

그림: 제시 (https://instagram.com/jessiejihye25)





keyword
이전 01화찌질한 순간에도 나에게 예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