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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질한 순간에도 나에게 예의를

히솝 아로마 - 바시스타아사나

by 요가언니



언니와 나는 같은 슬픔을 개별적으로 겪었고, 잘 이겨냈는지는 모르겠지만 각자의 방식으로 어둠을 빠져나왔다. 20대의 우리는 순진해서, 무력했다. 이는 불행한 가정사에서 연유한 것이 아니라, 풍족한 가정에서 아낌없이 받은 사랑 때문이었다. 부모님이 보호해주지 않는 세상은 무서운 곳이었어서, 내 힘만으로 해내는 것은 그 무엇도 쉽지 않았다. 사람들은 나의 외모나 태도만 보고 인생의 고난이나 두려움을 만나보지 않은 사람들이 갖는 대담함을 발견하기도 하는데, 그건 전적으로 부모님의 품 안에 있을 때 형성된 것이다. 독립한 후의 나는 자주 무너졌고, 울었고, 잠들지 못했다.

언니는 나보다 고작 세 살이 많을 뿐이지만, 내가 주저앉아 일어나지 못하고 있을 때마다 내 앞에 앉아 언니의 경험을 꼬깃꼬깃 꺼내 얘기해주었다. 그렇게 언니의 손을 잡고 일어나서 인생의 함정들을 건너왔다. 난 언제나 동생이라 그때 언니의 나이가 되어도 그런 행동을 할 줄 모른다. 언니에게는 내가 갖고 있지 않은 섬세하면서도 강한 힘이 있다.

바시스타아사나를 완성해내는 과정이, 강한 힘과 섬세함으로 끝없이 등장하는 장애물을 넘어가는 삶 같다.

운동을 처음 배울 때 어려워했던 것 중 하나가 플랭크로 1분 버티기였다. 처음에는 두 팔꿈치를 바닥에 대고 했고, 팔 힘이 생긴 이후에는 팔을 뻗어 양손바닥으로 바닥을 짚었다. 이내 한 손만으로 버티는 사이드플랭크까지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요가를 하다 보니 더 높은 수준의 동작이 있는 것이 아닌가? 오른손으로 오른발을 잡아 천장으로 뻗어 올린 채 왼손, 왼발로만 중심을 잡는 사이드플랭크, 바시스타아사나가 그것이었다.

바시스타아사나까지도 완성을 하고 뿌듯하게 주위를 돌아보는데, 이게 끝이 아니었다. 난 다리를 천장으로 들기만 했지만, 수준 높은 수련자들은 올라간 다리와 바닥에 지지하고 있는 다리가 일직선이 되도록, 다리를 한껏 찢어서 뻗고 있었던 것이다! 정말이지 이건 힘과 유연함의 결정체였고, 강인한데 아름답기까지 한 모습이었다.

손으로 발을 잡아서 올리는 형상은 만들었지만 코어의 힘으로 불안정한 자세를 버티는 것이 쉬운 게 아니니, 엉덩이는 자꾸만 바닥으로 내려오거나 뒤로 빠지려고 한다. 몸통이 찌그러지지 않게, 팔다리를 쭉쭉 펼쳐 자세를 유지하는 것은 쭈굴쭈굴한 인생의 찌질한 순간에도 스스로의 존엄을 지키고 나에 대해 예의를 지키는 일만큼이나 어렵다.


히솝 에센셜 오일은 유칼립투스, 티트리, 타임 아로마처럼 양 에너지를 강장 한다. 우울감과 비관주의를 없애서 가슴을 활짝 열고 숨고 싶은 욕구를 이겨내, 세상에 나올 수 있는 용기를 준다. '귀신 쫓는 향'이라고도 부르는 히솝 아로마를 침실에 퍼뜨리면 마음이 많이 지친 불면의 밤에 도움이 된다. 오늘도 언니가 선물해준 아로마 램프에 히솝 에센셜 오일을 떨어뜨린다.




매주 월요일에 만나요


글: 에디 (https://instagram.com/edihealer)

그림: 제시 (https://instagram.com/jessiejihye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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