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바다에선 서핑만 하는 게 아니거든요

풍성한 양양의 여름식탁

by 담다리담

7월 2번째 주말파도


한 동안의 파도 가뭄 끝에 파도가 잘 들어오기 시작한다. 여름 서핑의 즐거움은 그 어느 것도 따라올 수 없다.

내리쬐는 햇살로 비치는 물결과 바닥, 불어오는 바람 냄새, 저 멀리서 뛰어오르는 물고기. 모든 게 완벽하다.

나는 여름 서핑이 너무 좋다. 춥지도 않고 해도 길고. 새벽 서핑하고 낮을 풀로 다 써도 선셋서핑을 8시까지나 할 수 있다. 해 질 녘 보는 여름노을만의 청량한 색깔은 또 어떻고. 모든 게 완벽하다.


물론 여름에는 태풍처럼 별다른 이벤트가 없다면 파도가 힘도 약하고 길도 잘 안 난다.

그렇지만 어디 여름바다에는 할 게 서핑뿐이던가? 여름바다는 할 일이 무궁무진하다.


1. 가만히 보드 위에 앉아서 바다를 보기만 해도 기쁘다. 가끔은 보드 위에 누워있을 수도 있다.

이 평화롭고 잔잔한 느낌은 그 어디서도 느낄 수 없다. 물밑에서 올라오는 비릿하고도 향긋한 바다냄새를 맡고 있으면 마음이 절로 가라앉는다.



2. 태닝 하기. 파도가 없다면 수트를 벗고 백사장에 드러누우면 바로 태닝 시작이다. 바닷물이 뭍은 몸은 더 잘 타기 때문에 선크림이나 태닝로션은 필수이다. 특히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날 좋은 날이면 더 바랄 게 없다. 태닝 도중에 먹는 아이스크림은 또 어떻고요?


3. 째복 잡기. 째복은 강원도에만 자라는 비단조개의 일종인데, 바지락과 비교가 안되게 살이 크고 쫄깃하다. 비린 맛도 덜하다. 한마디로 최고의 조개! 태닝을 하다가 덥다면 바닷속으로 들어간다. 준비물은 나의 두 발가락과 양파망. 발가락으로 헤집으면 조개가족이 모여있다. 한 가족을 모조리 잡아가는 것이 미안하긴 하지만 보통 조개가 모여있어서 한 무더기씩 잡으면 다음 날 저녁은 금세 해결된다.


이 밖에도 벤치에 앉아서 수다 떨기, 떡볶이 먹기, 책 읽기, 산책하기 등을 하다 보면 하루가 후딱 끝난다. 금세 주말이 끝나버리는 것이다.

주말이 끝나는 게 너무 아쉽다가도 다음 주말을 애타게 기다릴 수 있기에 평일이 지겹지 않다.

그래서일까,

요즘은 평일에는 매일 같이 야근인데도 그리 싫지 않다. 야근의 유일한 장점은 평일이 언제 갔는지 모르게 후다닥 지나가버린다는 것이다. 그럼 정신 차려보면 어느새 수요일, 목요일. 애타게 기다리던 금요일이 다가온다. 그래서일까, 요즘은 별 일 안 하지만 너무 행복하다.


잡은 째복과 옆에 밭에 딴 고추를 튀겨 먹는 저녁

풍성한 여름식탁


다음 날 저녁은 바다 보며 닭볶음탕과 감자전!

행복해!!


남은 째복으로는 죽을 한 번 더 해 먹었다.

별 것 하지 않아도 풍성한 여름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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