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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의 이름을 부를 때

by 또랭

언젠가 tv에서 해주는 한 강연프로그램에서 스스로의 이름을 불러주며 칭찬해 보라고 했다. 나는 별생각 없이 내 이름을 부르며 ‘그동안 수고 많았어.’라고 소리 내어 말해 봤다. 그런데 당황스럽게도 눈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스스로 내뱉은 내 이름이 낯설기도 했지만, 어쩐지 울컥한 마음이 들었다. 마치 내 모든 순간을 함께 겪은 내 안의 누군가가 따뜻하게 위로하는 기분이었다.


그러고 보니 우리는 스스로에게 참으로 박하다. 잘 해냈을 때도, 이 정도 가지고 우쭐대지 말라며, 이 정도는 누구나 하는 거라고 성과를 깎아내리고, 실수라도 한 번 했을 때는 세상 모지리로 스스로를 몰아세운다. 남들에겐 참 쉬운 ‘괜찮아.’ ‘잘했어.’라는 말도 스스로에겐 손발이 베베 꼬여 하기 어렵다. 그러나 막상 다정하게 내 이름을 부르며 스스로에게 한 마디를 건네 보면, 그 누구에게 듣는 말보다 훨씬 마음을 울린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특히나 거울을 보고 말하면 그 위력은 두 배가 된다. 처음엔 낯설고 조금 쑥스러울 수 있지만 하다 보면 그 어떤 것보다 강력한 ‘자기 사랑 도구’가 된다.

비슷한 방법으로 ‘자기 칭찬 일기’를 써보는 것도 좋다. 아주 작은 일이어도 오늘의 날을 칭찬할 것들을 매일 일기 쓰듯이 적어보는 것이다. 이것들이 쌓이면 스스로를 더욱 긍정적으로 느낄 수 있다.


다정함에는 힘이 있다. 자꾸만 잊어버리지만, 우리는 스스로에게도 다정해야 한다. 그러니 오늘은 내 이름을 따뜻한 목소리로 불러 보자.

oo아, 오늘 하루도 수고 많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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