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을 차리고 휴가 복귀 후 일상을 회복한다. 예전에 나는 이를 ‘커피로 영혼을 깨운다’고 썼다. 스타벅스 노스산호세점에 와서 파이크 플레이스 브루커피 한잔을 마셨다. 씽크패드 앞에 앉아서 아침일기를 켰다. 자판을 두들긴다. 20분 후에는 전화외국어 수업을 할 것이다. 보강은 내일과 모레 이틀을 하려고 결심한다. 오늘은 수요일이다. 한 주의 중간이다. 어제는 비몽사몽 보냈다. 기억을 되짚어보면 19시도 안 된 시각에 잠들었다. 아침에 알람이 울렸다. 웬 일인지. 아마도 아들이 눌러놨나보다. 아들의 도움으로 6시에 눈을 떴다. 10분 빠른 알람시계 덕에 6시가 안 된 시간에 눈을 떴다. 5시 50분쯤 됐을 거다. 조금 더 눈을 붙일까 고민하다가 깼다. 겨우 한 문단을 쓰고 일기를 마친다.
일기를 마치고 집으로 가려다가 한 문단만 더 쓰려고 컴퓨터를 켰다. 악착같이 집중하고 싶다. 이런 내 모습에 진절머리가 나기도 하지만 그게 나다. 나는 나를 받아들이고 싶다. 집에 오니 편하다. 아니, 편하다기보다는 안정감을 느낀다. 틀 안에 들어왔다. 틀 안에서 틀 밖을 꿈꾼다. 여행작가 이지상 님이 말했듯이 틀 안과 밖을 왔다갔다 할 수밖에 없는 게 우리네 인생이다. 밖을 떠돌면 안이 그립고 안에만 있으면 밖을 꿈꾼다. 늘 안과 밖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삶을 영위하고 싶다. 화장실에 가서 속을 비우고 왔다. 아침에 커피숍에서 뜨거운 커피를 마시면서 화장실에 간다. 일기를 쓴다. 전화외국어를 한다. 걷는다. 수많은 활동을 하면서 일상을 회복한다. 오늘은 일상회복 첫 날이다. 첫 날이라 모든 게 계획대로 되지는 않았다. 약간의 여유는 줘야 한다. 영어로 요청사항을 많이 처리했다. 외국어 수업의 목적은 일상 적용이다. 나는 그것을 해내야 한다. 아침 전화외국어의 목적을 다시 한번 세워야겠다. Barry가 나을지 Kimberly가 나을지 생각해보자. 가자!
가지 못했다. 커피 한잔을 더 마시면서 정신을 차리려 생각했다. 나가서 움직이면서 뜨거운 커피를 들이켰다. 또라이처럼 크게 소리라도 한번 칠까 상상했다. 이를 실행에 옮기는 친구도 있다. 가끔 소파 자리에 앉아서 시를 쓰는 친구였던가. 사람들은 그를 홈리스라 부르겠지만. 상상을 상상으로 끝내기 위해 애쓴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남겨둬야 하는 것이다. 커피를 다 마시려고 한다. 글을 다 쓰려고 한다. 내가 정한 규칙대로 일상을 운용하려고 한다. 캐나다의 향취가 이번 주까지는 갈 것이다. 그대로 두자. 감상에 젖는 일도 필요할지 모른다. 그래도 지금은 일상으로 돌아갈 시점이다.
커피 한 잔을 끝내기가 이리도 힘들다니. 내 몸이 예전만 못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나도 나이가 들어간다. 미국생활을 마치면 만으로 40이다. 마흔이 되는 것이다. 나이 생각을 하면서 여유와 지혜를 축적하고 싶다. 할 수 있다. 나이와 젊음에 필적할 만한 경험과 슬기를 갖출 수 있다. 시작은 탄탄한 일상이다. 악착같이 커피 한잔을 해치우고 리필을 하러 간다. 집념으로 일기 한편을 마치고 출근 준비를 하러 간다. 누구에게는 불편할 것이다. 나 자신에게는 이게 편하다. 나 편한 대로 살기 위한 방식인가 보다. 정말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