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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tlionheart Jun 02. 2023

<주제 파악>


얼마 전에 엄마를 보고 왔다. 고 쓰려고 했었는데, 날을 세어보니 벌써 삼주가 훌쩍 지나 있다. 이래서 자식사랑은 내리사랑이라고 했을까?


중년이 되어서야 엄마와 나와의 관계에서 뭔가 잘못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유독 재미있어서 진도가 잘 나가는 심리학책들에서 나 같은 “유형”과 엄마 같은 “유형“이 조목조목 설명되어 있는 걸 발견하고서 어찌나 놀랐던지.

가장 최근에 읽었던 책에서는 또 우리 자매에 대한 ”유형“ 설명을 발견하고서 소름이 쫙 돋았다.

이러한 typical type에 속해 있어서 구분될 수 있는 인간 유형이니 감사해야 할까? 구분될 수 없는 유형이 더 무서운 거 아닌가 말이다.


어쨌거나 전쟁 같던 합가 생활을 작년에 마치고 부모님과 떨어져 살게 되면서, 그리고 남편에게 의존적이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면서, 나의 생각이 온전히 나로부터 나오게 되는 희한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유년기를 이제서야 벗어난 것처럼 말이다. 하하.


그러면서 가족 내에서의 내 위치와 사회에서의 내 위치가 입체적으로 파악이 되었다. 그래서 더 취하고 싶은 것들과 더 버리지 못하는 것들이 또렷해졌다. 한마디로 주제 파악이 됐다고나 할까.


학창 시절에 장문의 국어 지문에 딸린 글 주제 찾기 문제가 유달리 어려웠었는데, 지금 풀어보면 잘 풀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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