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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뱅기세상 May 15. 2024

싱글 워홀러에서 부부 워홀러(1)

사우스포트에서 다시 해밀턴 아일랜드로..


한국에서 남자에게 28살의 나이는 빠르면 직장생활 2~3년 차이자,  아무리 느려도 이미 취업하여 직장생활을 시작했어야 할 나이에 나는 정말 아무 준비도 되어있지 않았다. 모든 게 불안정한 상태였지만 나는 5년 6개월의 연애 끝에 결혼식을 올리고 와이프와 함께 다시 호주로 들어갈 준비를 했다. 주변에서는 다시 호주로 간다고 안정적인 직장과 영주권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나이도 이미 서른에 가까운 나이니 한국에서 취업준비를 하라는 조언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나는 80 이상을 사는 인생에 1년 늦게 취업한다고 인생이 크게 달라질 것도 없고 남은 비자기간 동안은 영주권 도전도 해볼 마음이었다.


2010년 7월, 우리 부부는 그렇게 신혼여행을 남들 다가는 멋진 유럽여행이나 하와이가 아닌 호주 다윈으로 가게 되었다. 다윈(Darwin)은 호주 북쪽에 위치한 노던 준주로 인구 약 12만 명이 조금 넘는 도시인데 내가 호주에서 가본 도시 중 가장 한적하고 인구가 적었던 주도였다. 하지만 도시 간 거리가 멀다 보니 주요 교통수단으로 항공수단이 잘되어 있어 호주의 웬만한 주요 도시로 이동할 수 있는 Local Flight 도 잘 되어 있었다. 여행지를 호주로 선택한 것은 다시 호주로 컴백하기 위해 어쩔 수 없긴 하였으나 한편으로는 이번기회에 호주의 심장 앨리스 스프링스(Alice Springs) 도시까지 여행해보고 싶기도 했다. 


아내와 함께 호주로 입국하던 새벽 비행기 창밖으로 해가 떠오르던 모습, 끝도 없는 호주 사막 고속도로를 달리며 행복한 시간이었던 신혼여행.


다윈공항에서 렌터카로 출발한 우리의 신혼여행은 그렇게 평범하게 시작되었다. 사람도 차도 한대 없는 고속도로 한가운데를 달리고 또 달리다 보면 우리를 반겨주는 친구들은 캥거루나 코알라가 전부였다. 비록 역사와 멋진 도시를 즐길 수 있는 유럽이나 힐링을 할 수 있는 하와이 같은 곳은 아니었지만 사랑하는 아내와 호주에서 함께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가로등이나 도심의 불빛 한점 없는 호주의 중심에서 바라본 밤하늘은 정말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감동 그 자체였다. 어두운 밤하늘에 폭포수 같은 별들이 쏟아질 듯 흩어진 광경에 우리는 그저 하늘을 바라보며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지금은 시간도 한참 지나버린 추억이지만 와이프는 이때의 신혼여행 기억을 참 행복했던 순간으로 기억하고 있다.


우리의 신혼집은 골드코스트와 그리 멀지 않은 동네인 Southport  시내 중심에 위치한 Southport Central 아파트로 정했다. 쇼핑센터와 주변 중심상권이 잘되어 있고 도보로 생활권이 잘 갖춰진 곳이라 와이프도 나도 신혼생활로 정착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었다. Southport는 나에게 있어 호주의 두 번째 고향 같은 곳이며 평생 잊지 못할 신혼을 이곳에서 보냈기에 다시 한번 아내와 가보고 싶은 곳이다.


우리는 쉬는 날이면 집 앞 공원과 골드코스트 해변가, 사우스포트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마운틴 쿠사 전망대를 즐겨 찾곤 했다.


우리의 신혼집이었던 사우스포트 센트럴 아파트, 오스트레일리아 페어 쇼핑센터와 바닷가 공원 산책을 즐겼던 우리, 주말이면 즐겨 찾던 골코 해변가와 마운틴 쿠사 전망대 모습.


나는 와이프에게 내가 일하는 아름다운 섬에 위치한 코란코브 리조트와 그곳에서 일하는 동료들을 소개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리조트 매니저의 배려로 내가 일하던 리조트에서 며칠간 지낼 수 있게 해주었고 모든 직원들은 결혼을 하고 다시 돌아온 나와 아내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한편, 영어로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했던 아내에게 호주 정착은 쉽지 않았고 매일 매일이 도전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호주에 사는 동안은 최대한 현지에 적응하려고 노력했고 외향적이고 사교성이 좋았던 덕분에 외국인 친구들도 많이 만들 수 있었다.


세 달이 지나갈 무렵 나는 아내에게 아름다운 Whitsunday 지역과 Hamilton 섬을 경험시켜주고 싶었다. 그리고 그 생각은 나를 바로 행동하게 만들었다. 전에 일했던 Immaculate Island Service의 채용 담당자 Amy에게 Job 요청 메일을 보낸 지 일주일 만에 일자리를 얻었고 가족같이 나를 받아주었던 코란코브를 떠나 해밀턴으로 떠나게 되었다.


호주에서 첫 Job을 데이드림 리조트에서 시작했는데 그곳에 오랜만에 돌아왔다. 사전에 Amy의 입사준비를 해준 덕분에 일사천리로 해밀턴 섬으로 들어갈 수 있었고 우리가 지낼 수 있도록 직원숙소도 준비해주었다.


우리 부부는 사우스포트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한 지 몇 달 만에 해밀턴 아일랜드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되었다.


다시 돌아온 해밀턴 아일랜드는 언제나 그랬듯 우리를 따뜻하게 맞이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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