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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뱅기세상 May 30. 2024

Good bye 호주!

2년간의 호주 생활을 마무리하며...


정들었던 해밀턴 공항에서 호주의 대표 저비용 항공사 Jetstar(Airbus 320) 타고 시드니로 날아올랐다. 앞으로 해밀턴 섬에 다시 오기란 쉽지 않을 거란 생각을 하니 시원섭섭한 마음이 들었다. Whitsunday 지역에서 제일 아름다운 섬, 해밀턴 섬에서 보낸 시간들은 기억 앨범 속에 남겨둔 채 나의 눈에서 점점 멀어져 갔다.



해밀턴 공항에서 시드니로 이동하기 위해 이용했던 Jetstar




시드니 북쪽 지역에 위치한 복잡하지도 않고 도심에 비교해 생활권도 잘 형성되어 있는 Chatswood 지역에서 한 달간 지낼 계획을 세우고 시드니에 도착했다. 1년 11개월 간 영어공부도, 일도 열심히 한 아내와 나 스스로에게 한 달간의 휴식시간을 주고 싶기도 했다. 인구 밀집도가 매우 낮은 Whitsunday 지역이나 섬에서 보낸 시간에 익숙해져 있다 보니 오랜만에 느껴보는 시드니의 도심생활도 나쁘지 않았다.


우리가 지낼 곳은 3룸이 있는 한 가정집의 화장실이 딸린 큰방을 셰어형태로 계약했다. 호주에서 유학생이나 워홀러들은 주거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한 집을 여러 명이서 렌트하여 비용을 나눠 부담하는 주거방식이 일반적이다. 우리 또한 한 달간 지낼 숙소를 셰어형태의 주거방식을 선택했고 시드니에 머물면서 그동안 공부와 일만 하느라 경험하지 못한 호주의 대표도시 시드니를 알아가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채스우드 지역은 시드니에서 다소 떨어진 깨끗하고 한적한 동네였다. 한인 커뮤니티도 적당히 형성되어 있어 한국인들이 살기에 큰 불편함이 없었다. 시드니 도심으로 이동할 때는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어 도심과의 근접성도 나쁘지 않은 지역이었다. 호주를 나만의 방식으로 편안히 즐기기에 최고의 동네였다.

 


우리가 귀국 전 한달 간 머물렀던 시드니 Chatswood 지역의 시내 모습
매주 주말  즐겨 방문했던 Chatswood 도서관



우리의 시드니 일상은 언제나 모닝커피와 함께 공원을 산책하는 것이었다. 복잡한 도심 속에서도 자연을 소중히 여기는 호주인들의 마음이 반영되기라도 한 듯 시내 곳곳에는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공원들이 많았다. 그리고 한국의 성냥갑처럼 똑같은 모양의 빌딩들만 늘어선 도심의 모습이 아닌 옛 건물외관을 간직한 다양하고 고전적인 느낌을 풍기는 건물들을 즐길 수 있는 것도 호주 도시의 매력인 부분 같다.


Australia Day나 1월 1일 달링하버의 새해맞이 폭죽 이벤트는 시드니에 머물 땐 꼭 즐겨야 하는 이벤트 이기도 하다. Australia Day는 영국계 이주민들이 1788년 시드니의 록스 지역에 최초의 상륙한 날을 기념하기 위한 호주 최대의 국경일이라고 한다. 호주 최대의 국경일을 전 세계에서 찾아온 이방인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것도 너무 좋았다.


2년 간 호주에서 지낸 시간은 내 인생에 있어 가장 소중한 시간이었으며 앞으로의 남은 인생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었다. 비록 상황이 여의치 않아 영주권 도전은 하지 못했지만 '호주 2년 살기'로 호주를 알고 나를 되돌아볼 수 있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시드니의 Australia Day 행사는 시내 곳곳에 볼거리가 많은 날이다.


친구와 호주를 올 때 느꼈던 두려움과 설렘을 행복한 추억으로 만들어 갈 무렵 인 2011년 2월, 나는 비자기간의 만료로 아쉬움을 뒤로 한채 호주를 다시 찾겠다는 다짐과 희망을 품고 한국으로 귀국했다. 그렇게 나는 2년간 잊지 못할 호주 워킹 홀리데이를 내 인생의 멋진 한 페이지로 남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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