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美親)녀석: 내 스무날의 고독과 사랑 이야기
나는 가을이 되어
낭만도 있고 , 노래도 있고 , 어쩌면 뱃구름 띄어
자유할 수 있는 가을이 되어
새벽이면 농부의 헛기침에 기지개를 켜고
태양이 창공을 씻어 아침을 열면
날 사랑하는 만큼이나 좋을 가을이 되어
오후의 늦이삭 줍느라 해밝게 타오른 아낙의 볼을 타고
그 볼에 정기 어린 사랑으로 물들 노을을 만들고
이내 어둑해진 모습으로 고향길 비추는
가을의 하루가 되어
아무것도 없고 , 입을 것도 없고 ,
더욱이 원하는 것 없이 어느 한편의 소설로 들어가 벌거벗은 가을이 되어
난 내 수족의 젊은 한 편의 시를 노래하고 죽어도 좋을
내 노래의 가을의 하루가 되어
1996년 作
어느 날, 그 푸른 가을의 창공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었어. 삭막한 세상만큼이나 보상받지 못한 자연의 선물이, 저 가을하늘에 가득 뿌려져 나에게 사랑을 주는 거야. 이 순간 난 가을이 되는 줄 알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