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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퍼엄마 Jan 15. 2024

나의 주말 루틴

일을 하는 워킹맘이자 하고 싶은 게 많아 여기저기 벌려놓은 일이 많아 늘 바쁘게 사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일에 소홀할 때가 많다. 그나마 다 함께 쓰는 공용 공간에는 신경을 쓰는 편이나 나만의 공간인 화장대나 옷방, 서재 등은 정리되지 않은 물건이 여기저기 쌓여있다.


그러다 몇 년 전부터 마쓰다 미쓰히로의 <청소력>을 읽고 내가 머무는 공간에 좋은 기운을 불러오고 나쁜 기운을 몰아내는 청소의 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주말 중에 하루 또는 반나절은 맘먹고 청소나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매일 조금씩 치우면 되지 않겠냐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평일에 퇴근하고 두 아이 독박육아에 내 공부까지 하고 나면 집안일은 손하나 까딱하기 싫은 심정이다. 그래서 매일 쓸고 닦아야 하는 청소나 설거지 등은 미룰 수 없지만 물건 정리는 최대한 미루는 편이다.

여기저기 정리 안된 채 나뒹굴던 물건들은 주말이 되어서야 제저리를 찾아간다. 이때도 나름 원칙이 있는데 모든 걸 다하려고 하기보다는 '한놈만 팬다'는 심정으로  한 곳을 집중 공략한다. 어느 날은 옷방을 대대적으로 뒤집고 또 어느 날은 주방 상부장과 하부장 모든 그릇을 정리한다. 이번 주말엔 팬트리 정리를 했는데 꺼내놓은 짐을 보고 남편은 '어디 이사 가냐'며 놀라워한다.

그렇고 청소를 하고 나면 속이 뚫리는 것 같이 후련하고 집도 한결 넓어 보여 시야가 트이는 기분이다.

'이게 여기 있었구나!'

가끔 심봤다를 외치게 되는 순간도 있다.

이렇게 한 번씩 물건 정리를 하고 나면 버릴 물건과 당근마켓으로 향할 물건이 산더미처럼 나온다.

'쓰지도,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이렇게 이고 지고 살았구나..' 하는 후회와 반성의 마음도 함께 나온다. 그래서 청소 후엔 미니멀한 삶에 대한 욕구로 한동안 소비도 줄이게 된다.

을 깨끗이 한 후에는 내 몸을 깨끗이 하는 반신욕이 이어진다. 사치를 부리고 싶은 날엔 러쉬 입욕제도 하나 푼다. 그 후에 독서와 홈케어 마사지, 어깨 안마기, 다리 지압기 등 나의 힐링템을 총동원하여 최대한 호사를 누린다.

열심히 청소를 했다는 뿌듯함 때문에 맘껏 쉬고 빈둥거려도 죄책감이 들지 않는다. 그렇게 푹 쉬고 나면 다음 주를 또 열심히 살아갈 에너지가 가득 충전이 된다.


예전엔 주말이면 사람을 만나거나 약속 잡기에 급급했다. 또 그래야 주말을 잘 보내는 것 같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 그러나 내가 가장 오래 머무는 내 공간과 나의 몸을 돌보지 않으면 밖에 나가서도 좋은 에너지를 낼 수가 없음을 이제는 안다. 물건 정리와 내 몸 돌보기! 이젠 빼놓을 수 없는 내 소중한 주말 루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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