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와 소설

잘하는 것, 오래 한 것, 하고 싶은 것, 해야 하는 것

by 기쁨과 감사

저는 어렸을 때부터 소설 읽는 걸 좋아했습니다. 나는 둘, 지저 세계 펠루시다, 80일간의 세계일주 같은 청소년 문학에서부터 제인 에어, 분노의 포도, 죄와 벌, 부활 같은 고전까지 제법 많은 책을 읽었어요. 지금도 도사관에 가면 가장 먼저 문학전집을 훑어봅니다. 아직도 읽을 책이 참 많이 남아서 은퇴한 뒤에도 심심할 것 같지 않아요.

어느 순간부터 직접 소설을 써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생긴 거에요. 친하게 지내는 형이 작가로 등단한 뒤에는 그런 생각이 더욱 강해졌습니다. 틈틈이 써야지라고 마음먹고 핸드폰 메모장에 처음 소설을 쓰기 시작한 게 2015년입니다. 그리고 첫 번째와 두 번째 작품을 완성한 게 2019년 7월이었어요. 이것저것 써보다 두 가지 이야기를 같이 마무리한 거에요. 세 번째 작품은 19년 5월에 쓰기 시작해서 8월에 마무리했습니다. 세 번째 작품을 3개월 만에 쓰고 나서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4년 반과 3개월의 차이가 생긴 이유가 뭘까요?

경험이 쌓여서 빠르게 쓰게 된 건 분명 아닌 것 같습니다. 4번째 소설은 그 이후로 아직까지 완성하지 못했거든요. 가장 큰 이유는 소재입니다. 첫 두 작품은 실종 사건과 가정의 갈등에 관한 이야기인데 세 번째 작품은 미래의 항공기가 테러당한 이야기거든요. 제가 항공 분야에서 일한다는 사실, 기억하시죠? 잘 아는 분야에 대해서 쓰니까 그만큼 빨리 쓸 수 있었던 거죠.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목표를 정할 때 사용하기 위해서 제가 고안한 방법이 있습니다. 먼저 빈 종이를 준비하고 표를 만듭니다. 세로 칸은 좋아하는 것과 꾸준히 해 온 일로 나누고, 가로 칸은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로 나눕니다. 빈칸을 채우면 목표가 나오게 되는데, 소망표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저는 축구와 족구 같은 큰 공을 발로 차는 운동을 좋아하고, 작가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항공기 관련 업무를 꾸준히 해 왔고, 항공기 전문가가 되면 좋겠지요? 이걸 소망표에 표현해보면 다음 그림이 됩니다. 꿈과 직업이 만나서 항공기 소설이 되었고, 직업의 전문성을 키웠더니 기술사가 되었습니다.



소망표는 대단하거나 정교한 방법이 아니어서 모든 사람에게 잘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가장 먼저 아내에게 추천했는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어요. 소망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에게 집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목표를 세울 때 내가 좋아하는 일, 자주 하는 일, 그동안 해본 일을 생각해 보고 그것들과 해야 하는 일을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에요. 처음 하는 일은 항상 어려운 법 이잖아요? 그동안 해 온 일과 연관 지어 계획을 세우면 훨씬 실천하기가 쉽습니다. 지금까지 쌓인 경험을 앞으로 힘차게 나아가는 재료로 활용하는 거죠.


다음 소설은 축구나 족구와 관련된 이야기를 써볼까 합니다. 오래오래 운동을 하고 싶으니까 귀찮지만 스트레칭도 날마다 할 생각이에요. 하고 싶던 일도 무작정 하면 성과가 나지 않고 지쳐서 그만두는 경우가 생깁니다. 해왔던 일과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과 해야 하는 일이 만나면 꾸준히 할 힘이 생길 거에요. 나에게 집중해 보세요. 삶이 조금 더 풍성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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