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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향향 Mar 27. 2023

와인 고르기와 연애의 상관관계


 맛있는 와인을 고르는 법은 쉽다. 누구나 좋다고 하는 비싼 와인을 마시면 된다. 그러나 대부분 주머니 사정과 타협하여 와인을 마시기 때문에 와인을 고르는 게 어려워진다. 

 입에 맞는 와인을 찾기 위해 추천을 받기도 하고, 라벨이 예쁜 걸 고르기도 하고, 이전에 맛있게 먹었던 와인을 기반으로 생산지나 품종 등을 선택한다.

 그렇게 고심해서 고른 와인이 맛이 없을 때는 여간 골치 아픈 일이 아니다. 750ml를 다 먹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첫 맛이 별로라고 무작정 버리면 안 된다. 스월링(Swirling)이라고 잔을 여러 번 돌리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와인이 공기와 접촉하면서 새로운 맛과 향이 올라올 때가 있다. 

 혹은 디캔딩(decanting)이라고 와인을 충분한 시간을 거쳐 공기와 접촉하게 따로 담아두면 맛이 변한다. 와인을 잘 아는 건 아니지만 대체로 오래 묵은 와인일수록 공기와 마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들었다. 


 좋은 연인을 찾는 법도 맛있는 와인을 고르는 과정과 비슷하다. 지인의 소개를 통해서 만나기도 하고, 첫눈에 반한 외적인 모습을 믿고 연인을 만난다. 

 초반에 잘 맞지 않는다고 해서 무작정 포기하면 안 된다. 그 사람의 매력이 드러날 때까지 기다리거나 혹은 탐구해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마실수록 맛있는 와인이 있는 것처럼 볼수록 매력 있는 사람이 있다. 물론 아닌 경우도 꽤 있다. 와인도, 사람도.


 맛있는 와인을 고르는 법은 어느 정도 알고 있다. 프랑스 화이트 와인을 좋아한다. 대체로 2019년도 산이 맛있었다. 리슬링과 쇼비뇽 블랑 품종도 입에 잘 맞는다. 당도는 무조건 낮아야 한다. 그런데 좋은 연인을 알아보는 법은 통 모르겠다. 아직도 내 취향을 잘 모르는 건가. 


 확실히 와인보단 사람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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