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해지지 않기 챌린지 ②
내 인생은 원인과 결과가 확실했다. 시험을 보면 공부를 제대로 안 했던 부분은 꼭 틀린다. 찍는 게 맞았던 적은 거의 없다. '요즘 돈을 좀 많이 쓰는 것 같은데?' 싶으면 카드값 폭탄을 맞는다. 술 약속이 많은 시기엔 집이 엉망이 되어 있다. 마치 내 삶이 엉망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 술자리에서 너무 신이 나서 주량보다 술을 더 마시면, 다음 날 숙취로 고생을 한다. 내 행동에 대한 책임을 고스란히 지고 있는 인생이다.
남들은 대충대충 살아도 어느 정도 잘 사는 것 같은데 꼭 내 인생은 그렇다. 반대로 생각하면, 제대로 살면 그에 상응한 결과가 보장된다는 말 아닐까? 이론부터 기출까지 반복해서 공부하면 시험을 잘 본다. 덕분에 직장 다니면서 자격증을 2개 정도 땄다. 먹고 싶은 걸 3번쯤 참아보면 통장에 돈이 좀 있다. 아침에 몇 분 일찍 일어나서 머리카락만 치워도, 집에 돌아와서 입었던 옷을 제자리에 잘 걸어만 둬도 집이 봐줄 만하다. 술자리에서 술잔을 반만 꺾어서 마셔도 부끄럽지 않은 모습으로 집에 갈 수 있다. 이 당연한 것들을 못해서 매번 후회를 반복한다.
내 인생에서만큼은 원인과 결과가 확실하니까, 요행을 바라지 않고 열심히 살기를 다시 다짐했다. 현대 창업주인 고 정주영 회장은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한다. "기적은 없다. 다만 성실하고 지혜로운 노동이 있었을 뿐." 그분의 삶을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가난한 집 8남매 장남으로 태어나 자수성가한 기업가라는 것은 안다. 아버지 소 판 돈 70원을 들고 상경해 쌀집에서 일을 하다, 능력을 인정받아 쌀가게를 인수받기도 했다. 회장이 되고 나서도 "담배나 커피, 배도 안 부르는 데 왜 돈을 쓰냐"며 근검절약했다는 일화도 들었다. 강남 개발 조짐을 읽고 노른자 땅을 사드린 비상함도 있었다.
10년 후의 내가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려면 지금 이 순간을 안일하게 보내면 안 된다. 그래서 오늘도 나태해지지 않으려 나를 다잡는다.
'혹시 모르지 않나, 내가 긁지 않은 1등 복권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