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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마닐 Dec 08. 2020

우리는 좋은 룸메가 될 수 있을까?

부록 2 : 공간에 따른 룸메 체크리스트


공간에 따른 룸메 체크리스트


 몇 달 전 유튜브 채널 소그노에서 '우비다(우리들의 비혼 다이어리)'라는 프로그램을 보았다. 소그노의 멤버인 7명의 비혼 여성이 일주일 동안 함께 살아보는 내용이다. 첫날 이들은 7명의 하우스메이트 가운데 침대 메이트 와와 룸메이트를 정하는 시간을 가진다. 공간이 작을수록 룸메와 맞춰나가야 하는 것들은 많아질 수밖에 없다. 이들은 자기 전에 넷플릭스 영상을 보는 것에 대해서도 고민한다. 누군가와 함께 사는 것으로 인해 본인이 사랑하던 일상의 루틴을 포기해야 한다면 그 동거는 오래가기 힘들다. 공간이 작을수록 룸메와 맞춰나가야 하는 것들은 많아질 수밖에 없다. 방이 따로 있다면야 시끄럽지만 않다면 몇 시에 자고 일어나건 문제 될 것이 없다. 따라서 공간에 따라서 함께 살 사람의 성향을 고려해야 한다.






원룸


1. 침대를 같이 쓸까? : 솔직히, 침대를 같이 쓰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스킨십을 할 커플이라면 몰라도. 침대는 가장 프라이빗하고 무방비한 영역이다. 아무리 싸우지 않는 룸메라고 해도 가끔은 마음이 멀어지는 날이 있기 마련이다. 나만의 침대에서 푹 자고 일어나서 다시 마주한다면 기분이 풀려 있다. 그럼에도 공간 혹은 옵션 가구의 문제로 함께 자야 한다면 수면 패턴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


2. 썬파워와 문파워 : 아침형 인간/저녁형 인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집에 오면 늘 룸메가 자고 있으면 하루 이틀 배려하다가도 장기적으로는 마음이 불편할 것이다. 반대로 내가 자고 있을 때 룸메가 계속 부스럭거린다면 괴로울 것이다. 한 공간에서 먹고, 자고, 생활하는 이상 완전히 반대된 일상이면 곤란하다. 가장 좋은 것은 룸메와 약 30분에서 한 시간 간격을 두고 일어나고 잠드는 것이다. 씻는 시간도 비껴갈 수 있고, 조금 늦게 자더라도 불편하지 않은 텀이다.


3. 빛과 소음에 예민한가? : 시계 초침 소리에도 예민해 잠들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무소음 벽시계를 사야 하듯이, 룸메를 고를 때도 신중할 문제다. 어디까지가 서로가 허용할 수 있는 범위인지 대화나 생활로 확인해보아야 한다.


4. 음악/TV를 하루 종일 틀어놓아야 하나? : 집에 오자마자 TV부터 틀어놓는 사람들이 있다. 반면 절간처럼 조용히 해놓고 사는 걸 선호하는 사람도 있다. 이 부분은 빛과 소음만큼 예민해질 수 있는 문제다. 반드시 미리 확인해보아야 한다.


5. 화장실 버릇 : 이건 집의 크기와 상관없이 화장실을 함께 쓴다면 고민해보아야 한다. 치약을 중간부터 짜는 사람, 휴지를 거는 방향이 다른 사람, 슬리퍼를 꼭 세워놓아야 하는 사람, 세면도구가 굉장히 많은 사람 등 정말 세상에는 수많은 유형의 사람들이 있다. 사실 애정과 신뢰가 있다면 이 정도 버릇은 그러려니 넘어갈 수도 있다. 애정과 신뢰가 없다면 초장에 대화로 규칙을 정하거나 양해를 구하자.






투룸


1. 침실을 같이 쓸까? : 방이 두 개고, 사람이 두 명이라면 이건 고민해볼 수 있는 문제다. 방을 각자 쓸지, 방 하나는 침실로, 나머지 하나는 드레스룸으로 쓸지 말이다. 참고로 우리 집은 후자다. 방이 작아 침대를 놓으면 나머지 면적을 제대로 쓸 수 없기 때문도 있고, 어차피 벙커 베드에 익숙해져서도 있다. 용도에 따라 방을 나누니 정리하기 편하다는 장점도 있다. 자기 전에 수다를 떠는 것도 좋아한다. 만일 룸메와 방을 따로 쓸 계획이라면 각 방의 크기는 좀 더 큰 집을 구해야 한다. 침대와 옷장이 모두 들어가야 하니 말이다.


2. 침실을 같이 쓴다면 : 침대를 두 개를 좋을지, 벙커 베드를 놓을지 고민해보자. 벙커 베드는 진동에 취약하지만 시선은 자연스럽게 차단된다는 장점이 있다. 가끔 아래에 누워 룸메가 난간 너머로 발을 흔드는 모습을 보는 게 재밌기도 하다. 자연스럽게 옷방도 같이 쓰게 될 텐데, 옷의 양이 비슷한지 살펴보자. 누군가의 짐이 압도적으로 많다면 필연적으로 분쟁의 소지가 생긴다.


3. 침실을 따로 쓴다면 : 방의 크기가 비슷한지, 같지 않다면 컨디션은 어떻게 다른지 살피자. 보통 방의 크기에 따라 주거비의 비율을 다르게 내게 되는데, 금액적인 부분에서 서로 백 퍼센트 합의하지 못했다면 나중에 손해 보는 느낌이 들고, 결국 같이 살지 못하게 된다. 거실이 있다면 함께 쓰는 공간에 대한 논의를 충분히 하고, 거실이 없고 부엌만 있다면 함께 부엌 관리에 신경을 쓰자. 따로 공간을 쓰는 만큼 문을 닫고 방 안에 들어가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면 대화는 부족해진다. 대화가 부족하다면 오해는 쌓이기 마련이다.


4. TV를 놓을 것인가? 놓는다면 어디에 놓을 것인가? : 집에 TV를 놓을지에 대한 의견이 다르다면 함께 살지 않는 게 좋다. 함께 누워 TV를 보는 시간을 사랑한다면 꼭 놓고, 누군가 나와 대화를 하다 말고 TV만 쳐다보고 있는 꼴이 싫다면 놓지 말자. 침실에 놓을지, 거실에 놓을지에 대한 문제도 꼭 얘기해봐야 한다.






아파트 : 솔직히 아파트에서 룸메와 살아본 경험은 없어서 항목 별로 분류하기는 어렵다. 공용공간이 많은 곳이 아파트니, 청소나 식물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눠보자.






번외 : 혼자 살아야 할 사람


1. 기분이 곧 태도가 되는 사람 : 본인의 기분이 나쁘면 룸메에게 짜증을 내는 사람이 있다. 감정 컨트롤이 되지 않는다면 함께 사는 사람을 괴롭게 할 뿐이다. 룸메로서도, 직장 동료로서도 가장 좋은 파트너는 언제나 '예측 가능한 사람'이다. 속상한 일이 발생했을 때 언제든 솔직하게 대화로 풀 자신이 있어야 한다.


2. 내가 돈을 벌어올게, 룸메는 집안일만 해 : 가부장제와 다를 바가 없다. 경제규모가 달라도 집안일은 모두의 몫이다. 기본적인 마인드는 내가 먹은 것, 입은 것, 어지른 것은 내가 치우는 것. 그리고 그걸 룸메가 도와준다면 어마어마하게 고마운 것이다.


3. 왜 굳이 같이 살아야 해? : 성향에 따라 굳이 룸메 없이 혼자 사는 게 편한 사람도 있다. 정말 룸메를 들여야 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면, 굳이 같이 살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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