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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황미르정원

- 장성 황룡강변 둘레길에서

by 정영의

늘은 잿빛 먹장구름마다

은빛 두리를 둘러주네

징검돌을 굽어 돌던 물결이

하얀 포말로 부서지네


등에 밴 땀을 갈바람에 식히

씨를 맺느라 한창인 코스모스

가을꽃과 나란히 핀 민들레의,

허연 홀씨가 애처롭게 날리


헝클망클 덩쿨에 휘휘 감

거친 름살이 해묵는 벚나무

한 철의 떨켜를 슬몃 놔주고

속으로 꾸벅꾸벅 졸고 있네


잠자리가 어지러이 니르네

“안녕? 기다렸어, 어서 와.”

해바라기가 앞 다퉈 인사하네.

눈길을 끄네. 발걸음을 이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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