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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ㅡ6. 산책

-장성호 둘레길에서

by 정영의

내겐 평범한 삶의 터전이

누군가에겐 무릉도원이다

물도 좋고 바람도 좋고

풀 내음 좋고 햇살 좋은 길


“서리 맞아 다 죽었네”

“아니야, 우린 안 죽었어”

노란나비 떼로 넘나드는

꽃단장한 백일홍 꽃물결


고목의 얼굴을 다 못 담는

깨진 거울 같은 물결 위에

물오리 보트가 넘나들고

비행기는 가을을 가른다.


수변 쉼터에 벗과 마주 앉아

둘둘 말아 지갑에 챙긴 건

다음 주까지의 일용할 양식

책임지지 않는 막말 수다


먼지 묻어 뒹구는 사탕처럼

아쉬운 추억을 탈탈 털으면

둘레길을 달리는 철망 속을

다람쥐가 남몰래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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