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뉴욕의토요일,구겐하임,공립도서관

김씨네 미국여행, 5살 아들과 구겐하임미술관, 센트럴파크와,뉴욕공립도서관

by yurikim
2018년 9월 29일 토요일




구겐하임미술관

관람을 위한 뉴욕일정의 마지막날이다. 호텔 체크아웃날이기도 하다. 원래의 계획보다 이틀먼저 체크아웃 하게 되었는데 이 이야기는 다음에 이어서하기로 하고, 우리는 마지막 일정으로 구겐하임을 선택했다. 날은 맑았고 구겐하임으로 가는 길은 상쾌했고 기분도 좋았다. 일정이 끝나간다는게 새삼 아쉬웠다. 입장시간 전에 도착해 줄을 서있는데 다른전시 준비기간이라 램프에 전시가 없다고 했다. 그래서 작품도 적고 입장료도 할인하고 있었다. 우리는 패스를 이용했기 때문에 입장료는 상관없었지만 전시가 적었던게 좋기도 했고 아쉽기도 했다.

센트럴파크 앞에서 만난 구겐하임은 생각보다 작았다. 거대한 센트럴파크 옆에 붙어있어서 더 작아보이기도 했고, 주변에 큰 건물들이 많기도해서 그랬다. 뽀얗고 예쁜 달팽이모양의 구겐하임미술관은 건물자체가 관람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뉴욕의 모든 관광지가 그러하다) 램프에 전시가 없었기 때문에 램프를 따라 올라갈 수는 없었다. 하지만 깔끔한 원형 램프를 감상할 수 있었다. 전시공간 한켠에서 간단한하게 관람도 끝냈다.

막연하게 뉴욕여행에 대해 생각하면서 큰 목적 중 하나로 생각했던 구겐하임의 관람이 생각보다 짧게 끝났다. '구겐하임미술관관람' 이라는 제목을 달아놓고는 생각보다 단순한 일정이지만 미술관까지 걸어간 길들과, 날씨와, 그 앞에서 먹은 핫도그와, 센트럴파크로 이어지는 다음 일정까지 생각해보면 기분좋은 일정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물론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램프에 꽉찬 전시를 관람해보고 싶다.





센트럴파크

맑은 하늘에는 센트럴파크를 가야하고 우리는 다시 센트럴파크를 갔다. 여행에 '가성비' 라는 말을 붙이는 것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가성비를 생각한다면 좋은 일정은 아니다. 뉴욕엔 '죽기전에꼭한번봐야할것들' 천지인데 이미 다녀간 센트럴파크를 또 간다는 것은 시간낭비라고 생각될 수 있다. 하지만 뉴욕여행 자체가 '가성비'를 따지기엔 좋은 여행지가 아니다. 설렁탕을 30불에 파는 곳이 바로 뉴욕이다. 게다가 여행이라는 것은 누가 어떤 기준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가성비의 기준도 달라지는 것인데, 커다란 공원에 커다란 미술관에 커다란 피자까지 한번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니 또 가성비 좋은 여행지라고 할 수도 있겠다.

뉴욕에 가면 센트럴파크에서 조깅을 꼭 해보고 싶었다. 수많은 헐리웃 영화의 주인공들이 달리던 그 길을 달려보는것만으로도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았다. 결국 달려볼 수는 없었지만, 센트럴파크를 다시 찾아 핫도그를 먹는 것으로 대신하기로 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달리고 있었고 다들 영화주인공이 따로없었다. 센트럴파크를 걸었다. 바삐 움직이고 싶어도 방법은 없었다. 우리는 거대한 공원 안에 들어와있었고, 이 곳을 빠져나가는 방법은 오로지 걷고 걷는법 뿐이었다. 영화 마다가스카에 나오는 동물원도 지나 공원을 빠져나왔다.





동물원

동물원도 들어가 관람을 해보고 싶었지만 갈등 끝에 포기했다. '동물원'에 대한 내 의식에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꼭 동물을 가둬놓고 봐야하는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요즘 사회에서 나 역시 비판적인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 의식에 대한 실천으로 동물원을 가지 않기로 한 것이다. '언제 또 미국에 오겠어?' 라는 관점에서 생각한다면 아까운 기회였지만 뉴욕의 센트럴파크 동물원 앞 벤치에 앉아 이런 생각까지 한 내 자신이 기특하기도 했다. 또 아이를 가진 부모의 입장이 되니 아이에게 옳고 그른걸 제대로 가르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동물원은 아직 동화책에도 자주 등장하고 이미 몇차례 아이와 소풍을 다녀온 곳이기도 해서 설명하기는 애매하다. 하지만 더 늦기전에 동물은 인간을 위해 가둬놓아야하는 존재가 아니라 지구를 함께쓰는 우리의 친구라는 의식을 더 심어주고 싶다. 동물원에서 만날뻔한 사자보다 센트럴파크에서 만난 청설모들이 더 좋은 기억이 되었길 바란다.






6번가

공원을 빠져나오니 프라자호텔이 있었다. 내가 나홀로집에2를 처음 봤을 무렵에 뉴욕에 왔다면 반가움에 소리를 지르며 뉴욕을 돌아다녔을 것 같다. 프라자호텔, 센트럴파크, 던칸장난감가게까지 영화에서 보던 것들을 실제로 봤더라면 얼마나 반가웠을까 싶다. 그 영화의 녹화본 테잎을 몇번이고 반복해서 본 나홀로집에의 팬인 나는 프라자호텔을 보는 순간 영화에서 나온 스위트룸 초코칩쿠키를 떠올렸다. 아직도 그 맛이 궁금하다. 극중 던칸장난감가게인 FAO슈워츠는 여행 전 검색했을때 문을 닫았다는 기사를 보고 서운했었는데, 11월에 재오픈준비중이라고 써있었다. 들어가볼 수 없어서 정말 아쉬웠다.

친구가 알려준 호텔1층에 숨어있는 햄버거가게에서 점심을 먹고 길거리 음식으로 연기로 가득찬 6번가를 걸었다. 거대한 플리마켓이 열린것 같았다. 차가 다니더던 길엔 온통 먹거리들이었다. 먹을 것 외에도 악세사리부터 원두커피까지 팔고있었다. 이럴줄 알았으면 햄버거를 하나 덜시킬껄 후회했다. 너무 배가 불러서 아무것도 맛보지 못하고 냄새만 맡아야 했다.





브라이언트파크

뉴욕에서 해보고 싶었던 것중에 브라이언트파크에서 요가하기가 있었다. 요가복도 챙겨왔다. 하지만 매일같이 아침 7시면 숙소를 떠난데다가 비까지와서 놓쳐버렸다. 숙소에 가기전에 들른 맑은 날의 브라이언트파크는 평화로웠다. 오늘의 프로그램은 저글링인지 공원 한켠에서 공을 위로 던지고 받는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전날 내린 비로 잔디는 조금 축축했지만 잔디에 외투를 깔고 앉았다. 햇빛이 너무 강한건 아닌가 생각이 들었지만 한참을 앉아서 해를 온몸으로 받았다. 평화로운 여행기 같지만 주의해야한다.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고 따라하는것은 위험하다. 여행 후 거울을 보고 새로 올라온 기미에 슬퍼할 수도 있다. 어쨌거나 햇빛을 한껏 받고 맞은편 공립도서관을 향해가는데 공원 안에 회전목마가 있었다. 이건 또 무슨 영화의 한장면이란 말인가. 영화에서 본 기억은 안나지만 어쨌거나 영화의 한장면이었다. 내가 혼자왔거나 남편과 둘이 왔더라면 조금 망설였을수도 있으나, 우리에겐 천상여행체질인 아들이 함께다. 회전목마를 마음껏 즐기자. 돌아가는 회전목마에 앉아 나를 향해 손을 흔들어주는 아이는 영화주인공이었다. 그 미소를 사진으로도 영상으로도 담았지만 내 욕심이 과해 이렇게 글로도 담고 싶다.





뉴욕공립도서관

뉴욕은 평범한 일상을 영화로 만들어보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곳 같다. 크기나 디테일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우리나라에도 도서관은 아주 많다. 하지만 뉴욕의 공립도서관에서 읽는 책은 또 다를 것 같다. 그래서인지 많은 관광객들이 줄을서서 짐검사까지 하고는 뉴욕공립도서관을 관람하기 위해 모여있었다. 뉴욕공립도서관은 신전같기도 했고 박물관같기도 했다. 책이 촘촘하게 꽂혀있는 모습은 영화 해리포터에 나오는 마법학교 같기도 했다. 그 영화같은 공간에 사람들은 그저 책을 읽고, 공부를 하고 있었다.

역으로 생각한다면 마음만 먹으면 한국에서도 충분히 영화같은 삶을 살 수도 있을 것 같다. 여행기를 쓰면서 여행이 사실은 별거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조금 웃기지만 이런 고민까지 해볼 수 있었다니 이번 뉴욕은 내인생에 여러모로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공립도서관을 둘러보는 내내 도서관에서 책을 읽거나 열람실에서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뉴욕'이 아니어도 상관 없었다. 도서관의 규모나 역사는 다르지만 그 안에서 공부하고 책을 읽는 사람들의 모습은 우리나라 도서관과 비슷했다. 오래 머물렀는지 허리에 담요까지 두르고 공부에 매진하는 사람, 이어폰을 낀 채 열심히 무언가 기록하는 사람, 작은 소리에도 흠칫 놀라 돌아보는 사람까지 여느 도서관과 다를게 없었다. 나는 그 사람들의 열정이 새삼 부러웠고 본받고 싶었다. 도서관에 가면 얻는 좋은 기운인것 같다. 그리고 내 뉴욕여행의 공식적관광스케줄의 마지막이 도서관이 되었다. 한국에 가면 영화와 같은 도서관라이프를 즐겨보겠다는 바램이 마지막 뉴욕관광지에서 얻은 기념품이라 하겠다.





newyork_sat1.jpg



newyork_sat3.jpg




newyork_sat2.jpg




newyork_sat4.jpg


keyword
이전 07화6.뉴욕의 금요일,MoMA 모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