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30일
뉴저지
뉴욕에서 일요일까지 보낸 후 올랜도로 이동할 예정으로 호텔을 예약해놨었다. 그런데 남편 친척들과의 일정이 생겨서 체크아웃을 일찍 하게 되었다. 뉴저지에 가서 남편 친척들과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였다. 뉴저지보다는 뉴욕이 훨씬 유명한 관광지고 돌려받을 수 없는 호텔 이용료가 아까웠다. 뉴욕을 다 둘러보기에도 모자란 시간을 다른 일정을 위해 써야 한다는 게, 그것도 예약해뒀던 호텔까지 버리면서 가야 한다는 게 불만이었다. 하지만 여행기를 쓰는 지금 생각해보니 뉴저지에서 보낸 시간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카쇼 CAR SHOW
토요일 저녁, 숙소에서 체크아웃 후 뉴욕에서 뉴저지로 넘어와 친척들과 식사를 하고 잠이 들었다. 그리고 일요일 오전 남편의 사촌이 우리를 데리러 왔다. 자동차를 모아놓고 전시하는 걸 보러 간다기에 '모터쇼' 정도로 생각하고 갔다. 그런데 도착한 곳은 그저 아웃렛 주차장 같은 곳이었다. 주차장에는 각양각색의 차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비싸고 유명한 명차들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각자 자신의 소중한 자동차들을 보여주기 위해 그곳에 온 것 같았다. 내가 차에 조금 관심이 많았다면 더 재밌게 볼 수 있었을 것 같다. 정말 많은 종류의 차들이 있었다. 보닛을 열어 엔진을 자랑하기도 했고, 차 내부의 인테리어까지 전부 핼러윈 콘셉트로 수리한 차도 있었다.
카쇼를 보고 점심을 먹고 남편의 사촌 폴의 집으로 갔다. 리지우드에서 먹은 나초는 정말 맛있었다. 뉴욕에서 먹은 치폴레가 잊힐만한 맛이었다. 폴은 자동차와 낚시를 좋아한다고 했다. 그래서 폴은 호수 바로 옆에 있는 집을 샀다고 했다. 한참 한국에서 이사 문제로 머리가 아팠던 터라 조용하고 해가 잘 들어오는 경치 좋은 폴의 집이 부러웠다. 하지만 이야기해보니 미국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점도 많았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용인이나 충청도 부근의 전원주택 정도일까? 다른 점은 뉴욕으로 나가지 않아도 양질의 일자리가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기를 쓰고 서울 근처에 살아야 할 이유가 있지만 미국은 조금 다른 것 같았다.
어쨌거나 미국에 놀러 온 우리에게 폴은 많은 것을 해주고 싶어 했다. 낚시를 하자며 우리를 데리고 호수로 갔다. 호수의 한가운데로 노를 저었다. 해는 지고 있었고, 조용한 호수 한가운데서 보는 풍경은 아름다웠다.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이 영화와 같았다. 노를 저을 때마다 들리는 물소리만 있을 뿐, 고요하고 평화로웠다.
폴은 낚시가 너무 좋아서 새벽에도 일찍 일어나 낚시를 즐긴다고 했다. 한국에서도 요즘 한참 낚시가 유행이지만 그게 뭐가 재밌는지 동감할 수 없었던 나는 낚시의 매력을 알 것 같았다. 특히나 고요한 호수 한가운데에서 작은 배 위에서 머무는 시간은 내 모든 감각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낚시는 거들뿐이다. 우리는 베스를 한 마리 낚아보고 낚시를 끝냈다. 폴이 추천한 미국 최고의 피자를 친척들과 함께 맛보고는 다음날 올란도에 가기 위해 일찍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