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그릴까.
자리에 앉았다.
책상에 마티스의 댄스가 그려진 파일이 놓여있다.
파랑이다.
그렇게 해서 그리기 시작한 파랑이야기다.
우선 플랫슈즈를 그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고 보니 새로 산 슈즈가 파랑.
첫 소재가
생각만큼 잘 그려지진 않았다.
그래도 시작을 했으니까 두 번째다.
무엇을 그릴까.
그래. 파란 꽃을 그리자.
꽃 중에서 내가 제일 많이 그렸을지 모를 백합을 그리기로 한다. 백합의 이 튀어나온 술이 마음에 든다.
그렇게 하나씩 채운다.
그리고 싶은 소재들.
메모장에 기록해 두었던 소재들을 하나씩 천천히
그린다.
잔은 원래도 자주 그리지만 또 그리고 싶은 것.
집 모양도 그리고 싶었지.
그리고 오늘 아침 생각한 소파.
소파도 그리자.
에이포용지가 채워진다.
마지막 하나의 소재 자리만 남는다.
라스트.
라스트 댄스다.
딱 마음에 들게 마무리하고 싶다.
무얼 그린다?
생각한다.
스태드. 스탠드가 좋겠어.
삼각지붕의 스탠드를 하려다 집 지붕도 삼각이라
반구로 바꾼다. 기다란 스위치가 귀엽네.
좋아하는 격자무늬는 이곳저곳에 숨긴다.
그리고 땡땡이도.
모두 파랑이지만
각자의 파랑으로.
이렇게 마무리.
어떤가요? 파랑을 좋아하시나요?
전 좋아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