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도 그 반만 한 살구도 맛있고, 뷔페로 차려진 음식들은 깔끔하고 맛나다. 에스프레소도 마음에 든다. 아침 식사에 창밖으로 보이는 멋진 인스브루크 풍경은 덤.
Austria Innsbruck: 호텔 조식
인스브루크 왕궁 정원(Innsbrucker Hofgarten)
새벽 산책을 다녀온 이들이 왕궁 정원을 가 보고 싶다고 한다. 새벽 갔을 때는 문을 닫혀서 안으로 못 들어간 게 아쉽단다. 언제든 출발할 수 있게 짐을 정리해 두고, 호텔 밖으로 나선다.
Google Map: 아들러스 인스브루크 호텔 發 인스브루크 왕궁 정원 着
여명 속 걷던 길에 대한 기억에 구글 네비를 더해 하하호호 동네 마실을 즐긴다.
Austria Innsbruck: 호텔 밖 시내 풍경 1
첫 번째 코너에서 만난 과일 가게. 자동으로 발길이 멈춘다. '살구!', '납작 복숭아!'를 외친다. 들고 다니기 힘드니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사자는 설득에 넘어간다.
Austria Inssbruck: 호텔 앞 과일 가게
하늘색 끝내준다. 뒷 배경도 멋들어진다.
Austria Innsbruck: 호텔 밖 시내 풍경 2
골목골목 돌아다니다 지칠 즈음, 인스브루크 왕궁 정원 입구를 찾는다.
인스브루크 왕궁 정원(Innsbrucker Hofgarten): 다정한 뒷모습의 주인공은 선과 현
진한 초록에 반한다. 멀리 보이는 높은 산이 한 편의 풍경화를 완성한다.
인스브루크 왕궁 정원(Innsbrucker Hofgarten): 점프 장인 = 은
비타민 D를 만들고 싶을 때는 연초록으로, 멋쩍을 때는 진초록으로 들어간다.
인스브루크 왕궁 정원(Innsbrucker Hofgarten): 점프 실패 후 멋쩍다
'나무야 나무야 서서 자는 나무야, 넌 뭘 먹고 그리 쑥 컸니? 그 위에서는 뭐가 보이니?? '
아름드리나무에게 속삭여 본다.
인스브루크 왕궁 정원(Innsbrucker Hofgarten): 아름드리나무 아래서
돌아오는 길에 야외 테이블에 앉아 모닝커피를 한 잔 마시고 싶었으나, 카페 문 열기에는 많이 이른 시간이다. 마트는 문을 열었는데, 카페는 오픈 시간이 다른 모양이다. 커피는 포기하고, 과일 가게에 들러 살구와 납작 복숭아를 산다. 오늘의 간식!
스위스, 아펜첼(Appenzeil)로 달리다
체크아웃을 하고 호텔 지하 주차장을 나서면서, 주차 바랑 씨름을 한판 한다. 분명 체크인할 때 주차비를 정산하고 주차권을 새로 받아 차례로 2장을 넣으면 된다고 했는데, 출차 실패. 호텔로 돌아가서 상황을 설명하고 답을 얻는 번거로움보다 시간을 벌기로 한다. 주차 바 앞에서 카드로 주차비 내고 탈출.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를 떠나 달려갈 곳은 바로 스위스 아펜첼의 애셔 산장이다. 스위스 가서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이야기해 달라는 요청에 은이 딱 하나 골라준 곳이 바로 애셔 산장.
열하루짜리 계획을 짤 때는 취리히를 출발해서 샤프하우젠 가서 라인 폭포를 보고, 아펜첼 가서 애셔 산장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루체른으로 넘어갈 참이었다.
이탈리아 돌로미티가 새롭게 계획에 들어오면서, 아펜첼은 순서가 바뀐다. 인스브루크에서 취리히로 돌아가기 전에 아펜첼을 넣은 것이다. 원 계획이 오후 5시 넘어 취리히 공항에 도착해서 렌터카로 취리히 구시가지 내 근처 호텔에 가는 것인 만큼, 굳이 밝은 시간에 취리히에 도착하지 않아도 일정이 흐트러지진 않는다. 고로, 애셔 산장에서는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Google Map: Austria Innsbruck 發 Swiss Appenzeil 經由 Zurich 着 (변경된 계획)
스위스 관광청의 아펜첼 소개 자료에 의하면, 4만 년 전에 네안데르탈(Neanderthals)인들은 에벤알프(Ebenalp)에 살았다고 한다. 그 흔적이 있는 동굴 중 하나가 빌드키르힐리(Wildkirchli) 동굴이고, 그 동굴을 지나면 깎아지른 절벽 아래 애셔(Aescher) 산장이 있다고 한다. 그곳을 가기 위해서는 아펜첼을 지나 바써라우엔(Wasserauen)으로 이동, 이곳에서 에벤알프(Ebenalp) 행 케이블카를 이용하라고 하니, 우리의 1차 목적지는 아펜첼이다.
아펜첼은 큰 도시가 아니다. 작고 소박한 산중 마을 느낌이다. 그렇다 보니, 마을로 가는 도로는 의심을 품기 충분할 정도로 요상하다. 네비가 알려 준 길이 오스트리아에서 넘어오기 때문인지, 본래 그렇게 생길 길 밖에 없는지 모르지만, 여하튼 투아렉 하나 간신히 지나갈 만한 시골 신작로 닮은 경사진 도로를 한참 달렸다. 그전에는 네비 따라 들어간 마을에서 길 한쪽이 공사 중이라 동네를 빠져나오지 못할 뻔하기도 했다. 급경사 오르막을 넘자 마자 나타나는 급커브는 짜릿하다.
길이 갈수록 난해해지는 느낌이 들자, 은이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사과를 한다.
'괜히 오자고 했나 봐요.'
모두들 아니라고 재미있다고, 가다 보면 막다른 길이 나오든지 애셔가 나오든지 할 테니 사과는 접어 넣으라고 은을 토닥인다.
굽이굽이 돌아 결국엔 아펜첼을 지나 목적지인 에벤알프 케이블 카 승강장 앞에 도착.
에벤알프(Ebenalp)행 케이블 카
케이블 카 승강장이 보이는 주차장에 차를 세운다. 험로(?)를 무사히 지나온 드라이버에게 스스로 기특하다 토닥여준다.
자, 높은 데 올라가는 거 무서워하는 두 분을 모시고, 적어도 50도 경사가 넘는 케이블 카를 타러 가자. 케이블 카에는 모두 서서 탄다.
Google Map: 에벤알프 케이블 카
유니폼을 입은 안전 요원도 동승한다. 인사를 나눈다. 꽤 오래전에 한국을 다녀온 적이 있다고 한다.
Switzerland Appenzeil: 에벤알프(Ebenalp) 케이블 카 왕복 티켓
산 위에 펼쳐진 한적한 초원. 그래, 너도 알프스답다.
Switzerland Appenzeil: 에벤알프(Ebenalp) 풍경
애셔 산장에도 레스토랑이 있다곤 하지만, 우리는 에벤알프 산장에서 점심을 먹기로 한다. 왜? 일단 배가 고프고, 애셔는 얼마나 가야 하는지 모르고, 에벤알프 산장은 눈에 바로 보인다.
Switzerland Appenzeil: 에벤알프(Ebenalp) 오르다
시원한 바람, 가끔은 떠밀려 갈 것 같은 강한 바람을 맞으며 에벤알프 산장 앞에 선다. 눈앞에는 절경이 한가득 펼쳐진다.
Switzerland Appenzeil: 에벤알프(Ebenalp) 산 풍경 1 - MEGLISALP
돌로미티에서의 풍경과는 또 다르다. 여기는 스위스 알프스(Switzerland Alps).
Switzerland Appenzeil: 에벤알프(Ebenalp) 산 풍경 2 - MEGLISALP
멋진 메그리스알프를 조금 오른쪽으로 옮겨 찍어 본다. 어떻게 찍어도 빅 와이드 사이즈 달력에 딱 어울리는 사진이 나온다.
Switzerland Appenzeil: 에벤알프(Ebenalp) 산 풍경 3 - MEGLISALP
산장 앞 벤치에 앉아 잠시 숨을 고른다. 길은 짧지만 센 경사와 강한 햇살 덕분에 모자 속 머리카락은 땀으로 촉촉하다. 팔에는 햇볕 알레르기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