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별 일상 기록기 - 1월 둘째 주
[BGM : Jax - Come Home To Me]
1.
일만 주야장천 했던 이번주다. 요즘 들어서 자주 터지는 이슈들도 그렇고, 여행 전 주라서 그런지 다음날 해도 되는 걸 웬만하면 당일날 정리하려고 하다 보니 야근도 꽤 했다. 금요일에 업무 현황을 정리하다 보니 다음 주에도 할 일이 한 바가지라 마음이 조금 조급해졌지만, 드로잉 수업 시간 때문에 다음주 할 일로 남겨두고 퇴근을 했다. 아마 약속한 일정이 없었다면 필자 성격상 그날도 야근을 하다 갔을 게 분명하다.
필자는 일상생활에서는 몰라도 업무를 할 때는 꽤 꼼꼼하고 계획적으로 변하는 편이다. 초반에는 이렇게 다른 점이 스스로도 신기하게 느껴졌는데, 요즘은 이 모든 건 다 직장에서의 생존본능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업무 자체가 실수가 미치는 파급력이 크기도 하고, 나 때문에 잘못되는 걸 끔찍이도 싫어하는 성향이 합쳐져서 생존본능처럼 자리 잡고 있는 것 같다. 최근엔 직장 동료분이 ‘꼼꼼한 것도 좋지만 그만큼 몸이 고생할 수 있다.’고 해주셨는데, 그다음 날 예전에 확인 요청했던 게 결국 이상한 걸로 드러나서 둘 다 허허 웃고 말았다.
대충 살고 싶은데 대충은 못 살 것 같아서 몸은 피곤하더라도 일단 느낌 가는 대로 하고 보는 요즘이다. 다만, 꼼꼼함과는 별개로 키우기 참 어려운 문제해결력이 필요할 나날이 얼마 남지 않은 거 같아 걱정이다.
2.
친한 지인이 다녀온 집들이 소재로 시작된 독립 이야기. 결론은 당분간 독립계획은 없지만, ‘나만의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얘기로 끝났다. 지금은 조금씩 사그라들고 있다지만, 최근 몇 년간 치솟은 부동산 시장은 현재를 살고 있는 청년층에게 다양한 동기부여가 되어주었다. 열심히 벌어봤자 집 한 채 못 살 거라는 생각에 지금 이 순간을 즐기겠다는 YOLO족들의 소비 생활, 그 사이에 틈을 파고드는 영끌족들의 자산 부풀리기 등 저마다의 가치관에 대한 이야기로 온오프라인 전부가 시끌시끌했던 것 같다.
필자의 경우, 나만의 공간인 내 집도 갖고 싶고, 취미인 여행도 많이 가고 싶은 게 솔직한 마음이다. ‘왜 둘 중 하나를 포기하고 살아야 하는 거야?’에 의문을 품고 내 삶을 열심히 만들어가고 싶다. 우선, 지금 방식은 미래에 대한 고민과 준비는 지속적으로 하면서도 때때로 치미는 충동은 일정 부분 받아들이고 있다. 삶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데, 그 모든 순간을 다 즐거움으로 꽉 채우기는 어렵다는 걸 점점 체감하고 있어서인지, 상황에 맞춰서 유동적으로 생각하는 지혜를 키우고 싶다는 게 최근에 정리한 생각이다. 언젠가 아마도 찾게 될 ‘나만의 공간’이 잘 있길 바라며.
3.
작년 말에 세워둔 나의 wishlist 중 하나는 ‘취미 꾸준히 하기’이다. 취미 자체가 꾸준히 하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서 웃겨 보일 수도 있겠으나, 게으른 자에겐 취미를 꾸준히 하는 것도 목표가 될 수 있다! (당당)
그런 의미에서 이번주도 드로잉 수업을 다녀왔는데, ‘세세하게 그리자니 그릴 게 많고, 이걸 다 그리자니 너무 귀찮고’를 혼자 반복하면서 그렸더니 대충 펜화는 완성했다. 선생님이 ‘펜화는 당분간 안 하시겠네요’ 하시길래 냉큼 ‘네. 안 할 거예요.’라고 대답할 정도로 필자에겐 힘든 시간이었다. RPG 게임에서도 보면 초반에 무한한 노가다로 힘들지만 후반부에 빛을 발하는 캐릭터가 있는가 하면, 초반에는 비교적 쉽게 키울 수 있으나 후반부에 키우기 힘든 캐릭터가 있는데, 필자는 항상 후자를 골랐던 것 같다. 처음에 재미를 붙이려면 역시 적은 노력으로 큰 걸 얻는 작업이 최곤 것 같다. 그래도 막상 다한 걸 보니 뿌듯한 마음은 든다. 2주 후에 빨리 색칠 끝내고 인물화로 넘어가야겠다. 하하.
다음 주 주별 일기는 드디어 LA 여행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