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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연옥 May 10. 2021

카네이션



미사 시간에 카네이션 브로치를  한 개씩 선물해 주시며 신부님께서 말씀하신다.

부모로서의 도리를 다하고 나서 자식들의 등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살아야 되는 부모에게 들려주는 꽃이 카네이션 이라 한다.  열심히 도를 닦다가 생을 마친 스님에게 사리가 나오 듯 자식을 키우는 부모의 몸에서도 사리보다 더 찬란하고 영롱한  빛이 나올 것이라 한다.

부모로서 그렇게 훌륭하게 살아온  자신에게 꽃 한 송이 달아 주라고 말씀하시는데 왜 위로가 되는 것일까 왜 울컥해지는 것일까.

자식들의 수많은 뒷모습을 바라보며 기다리면서 쓸쓸했을 부모님의 인생을 생각하고, 부모가 되어 있는 우리의 인생을 생각한다.

오늘 우리 부부는 부모라는 이름으로  한 배를 탄 서로에게 카네이션 브로치를 달아준다 가정이라는 배가 잘 항해할 수 있도록 애쓰는 우리는 격려
의 눈 빛을 보낸다.  잘 보관해 뒀다가 내년에도 서로 달아 주어야겠다

부모라는 이름은 속을 열어보면  시커멓게 탓을 거라고  누가 말했
던가. 숭고하고 거룩한 이름의 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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