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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원 Nov 04. 2023

[지역 맛집 _부산] 오뎅백반

명성 횟집

식    당    명 :  명성 횟집

먹었던 음식  :  오뎅백반

위          치  : https://maps.app.goo.gl/w4Co4gmTbFPo5TJ37


[5점 만점]

정감도 : 4  / 지역성 : 5  /  재방문 : 4 /  동행 : 5 /  혼밥 : 2.5/  시설 : 2.5




"오뎅 (어묵)"은 나에게 소울 푸드(Soul Food)이다.

어릴 적 밥상에 빠지지 않는 반찬이다. 어머니는 오뎅을 간장에 조리거나, 간장에 조린 후 약간의 고춧가루를 뿌려 반찬을 만들어 주셨다. 때론 오뎅 볶음, 오뎅전, 오뎅국 (멸치국물)을 만들어 주셨다. 부산의 서민 가정에서 정말 흔히 그리고 즐겨 먹었던 반찬이며, 내 기억에 그 맛이 고스란히 자리 잡고 있는 음식이다.

서울 상경 후 어머니의 오뎅 대신 길거리 어묵이 나의 추억을 위로해 주곤 했다. 그런데 서울 어묵은 밀가루 함유량이 많아서 어릴 적 그 맛이 나지 않았다. 그래도 그 기분을 느끼기 위해 고양이가 생선가게를 지나치는 법이 없는 것처럼... 즐겨 먹곤 했다.


몇 년 전부터는 부산 출장에서 상경할 때는 부산역 인근의 어묵 전문점에서 여러 팩을 사 오곤 했다. 시장 한편에서 시작된 어묵 가게들이 이젠 기업으로 성장하여 브랜드화 되어 운영을 하고 있었다. 부산 어묵 기업들이 수도권의 백화점에도 진출하여 이전보다는 쉽게 부산 어묵을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오뎅이 나에게 소울 푸드가 된 이유 중의 하나는 어머니의 음식 솜씨가 영향이 있다. 어머니는 가끔씩 집에서 이런저런 음식과 요리를 만드셨다. 어느 날은 시장에서 흰 살 생선을 잔뜩 사가지고 오셨다. 생선을 통째로 갈고, 거기에 소금과 녹말 그리고 당근 등을 섞어 반죽을 만드셨다. 반죽된 오뎅을 중탕으로 살짝 찐 후 다시 김으로 말아서 튀겨 주셨다. 나에게 어머니의 김말이 튀김 오뎅은 잊지 못할 음식이었다. 지금도 그 맛을 잊지 못하지만, 어머님이 돌아가신 이후 김말이 튀김 오뎅을 먹을 수가 없었다.


부산 지역에 소재한 박물관 및 전시관에 공공 미디어 디지털 미디어 아트 및 실감 콘텐츠 기획, 설계 구축을 위해 나는 1주일에 최소 한 번씩 거의 6개월을 오갔던 적이 있었다. 부산역에 내려 박물관, 전시장까지는 대략 도보로 1시간 내외가 소요되었다. 어느 연예인이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운동한다"라는 말에 격하게 공감하면서 나는 부산역에서 박물관, 전시관까지 걸어 다녔다. 부산역에서 박물관, 전시관까지 동선에 맛집을 검색하고 한 곳씩 경험하기로 결심했다.


어느 날 부산역에서 내려 걷기 시작했다. 시간은 넉넉했고, 박물관 가는 길에 점심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걷기 시작했다.

어릴 적 고향 모습을 느끼기 위해 이면 도로와 골목을 위주로 걸었다. 그렇게 걷던 중 내 눈에 들어온 큼직한 글자 "오뎅탕전문", "오뎅백반"...

오잉?

그 자리에 서서 열심히 핸드폰으로 명성횟집 오뎅탕, 오뎅백반을 검색하였다. 부산 지역 맛집으로 유명한 곳이었다. 그리고 오뎅백반에 대한 평가가 좋았다. 분위기가 노포 같은 느낌 그리고 간판에 아직도 사용하고 있는 "오뎅"이라는 단어가 부산적인 정감 나의 정감을 끌어당겼다. 오뎅이라는 단어가 주는 일본식민지 잔재가 정서로 자리 잡고 있어, 머리로는 어묵이지만, 정서적인 감성은 어쩔 수 없음을...


지방에 가면 나름 원칙 중의 하나가 혼밥을 할 때는 점심시간을 피해서 방문한다. 특히 관광지가 아닌 경우 혼밥을 위해 4인석 테이블을 차지하는 것이 실례인 듯한 느낌 때문이다. 물론 1인석 테이블이 준비된 곳이라면 괜찮지만... 그래서 혼밥을 할 때는 식당 테이블 구조부터 살피곤 한다. 명성횟집은 이름 그대로 횟집이다. 오뎅탕은 부수적인 메뉴이고, 오뎅백반은 오뎅탕을 하면서 추가로 판매하는 메뉴가 된 곳인 듯하다.


내가 방문한 그날도 1시 반이 좀 넘은 시간이라 혼밥으로 인한 민폐 시간이 지났다는 판단으로 식당에 들어갔다. 그리고 잠시 메뉴판을 훑어 본 후 나는 오뎅백반을 주문하였다.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 내 머릿속은 어릴 적 어머니가 해주신 오뎅국을 상상하고 있었다. 드디어 식탁 위에 놓인 오뎅백반은 상상과 달랐지만, 그 푸짐 함에 놀랐다. 마치 일본식 선술집의 오뎅 바 안주를 보는 듯했다.


실제 일본식 오뎅탕처럼 오뎅, 삶은 달걀, 무, 곤약이 기본으로 있었다. 그리고 양배추, 스지, 도가나, 낙지, 두부, 새우 다시마, 유부주머니 등등이 있었다.  시원한 국물에 품짐한 건더기들까지, 무엇이 더 있는 듯한데, 다 살필 수 없었다. 나는 오뎅을 제일 먼저 먹었다. 부산 오뎅인지? 아닌지 나에겐 중요한 부분이다. 오뎅 음식으로 유명한 곳이 당연히 오뎅은 부산오뎅이라 생각하며....


젓가락을 들었다. 국물은 어머니가 해주신 어릴 적 기억 속 맛보다는 조금 강했다. 하지만 오뎅과 다시마 유부주머니는 그때 그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명성횟집은 횟집이라 말하고 오뎅 바라고 소개하고 지인들과 술 한잔 하러 가고 싶은 곳이다.


명성횟집은 1968년에 창업을 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장사를 할 수 있는 저력은 지역을 기반으로 한 변화하지 않는 맛과 고객을 위하는 그들만의 방식이지 않을까? 가끔 타 지역에서 온 손님들이 부산의 묵뚝뚝함을 느끼지 못하고 불친절 또는 무 반응으로 느끼는 경우가 있다. 물론 서울 생활에 익숙해져 버린 나에게도 부산의 그 묵뚝뚝함이 나를 약간 당황시키는 경우도 있지만, 대화를 하면 이내 그 마음을 읽을 수가 있다.


다음에 가족과 함께 부산 여행 가면 이곳에서 술 한잔하고 귀가하듯이 숙소로 가야겠다.




[AI 추천 _ 오뎅 백반맛집]

** 클로바와 바드가 추천한 곳 _ 방문했던 곳 중 개인적으로 인사이트가 없었던 곳은 제외


1. 이미경네 오뎅백반 (종로구 연지동)

    40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하는 오뎅백반 전문점. 오뎅의 종류가 20여 가지가 넘고,

    쫄깃한 오뎅과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

2. 전주 오뎅백반 (중구 광장시장)

    전라도식 오뎅백반을 맛볼 수 있는 곳. 쫄깃한 오뎅과 칼칼한 국물 맛이 특징

3. 천진동 오뎅백반(중구 청진동)

    50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하는 오뎅백반 전문점. 오뎅 종류가 30여 가지가 넘고, 다양한 토핑 추가 가능

4. 서촌 오뎅백반(종로구 서촌)

    깔끔한 분위기에서 오뎅백반을 즐길 수 있는 곳. 오뎅의 종류가 10여 가지가 넘고, 푸짐한 양이 특징

5. 을지로 오뎅백반(중구 울지로)

    옛날식 오뎅백반을 맛볼 수 있는 곳. 오뎅의 종류가 20여 가지가 넘고, 저렴한 가격이 특징입니다.

6. 중앙집 (진주 동성동)

     50년 전통 육향 가득한 어묵탕


나는 음식 및 요리 전문가가 아니다.

그저 내 입에 맞는, 그리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먹는 그런 음식과 음식점을 좋아한다.

그래서 나에게  음식은 나에게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의 문화이다.


이 시대 음식 역할과 본질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나의 개인적인 생각은  "익숙한 새로움"으로 답을 내렸다.

이 답을 기준으로 나만의 평가 지수로 음식점을 기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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