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소설 같은 논픽션 에세이 _ 세계를 움직이고 있는 미국
교육 첫째 날 07:30부터 시작된 강의는 정보 분석에 대한 개괄적인 내용을 설명하는 것으로 오전 시간이 흘러갔다.
어제인 일요일도 어김없이 재고 조사를 끝내고 4분의 1을 끝낸 보람도 있었지만 몸은 피곤하였다. 우리가 교육을 받는 장소는 펜타곤의 북서쪽 끝 부분에 위치한 회의실 이어서 위치에 익숙하지 않았던 우리들은 Ground Zero 핫도그 판매점으로 갔다. 누구의 아이디어였는지 모르겠으나 귀여운 생각마저도 들었다. 간단히 점심을 해결한 우리는 다시 교육실로 들어갔다. 펜타곤 내에서는 대화가 용이하지 않았다. 사무실이나 회의실 내에서는 얼마든지 대화가 가능하였으나 일단 그 방문을 열고 복도로 나오면 업무에 대한 그 어떤 대화도 허락되지 않았다. 서류도 방 밖을 나서면서는 투명한 파일에 넣던지 양이 많을 경우에도 규격화된 투명한 플라스틱 박스에 담아 이동하게 되어있다. 불필요한 정보 누출이나 관심을 줄이기 위한 수단이었다.
나를 제외한 4명의 수강생들은 모두 군인으로서 육, 해, 공군과 해병대에서 한 명씩 참가하였다.
그들은 구체적으로 표현은 안 했지만 젊은 동양인이 군대 계급으로 비교하면 중령급인 내게 대한 호기심은 상당하였다. 개인적인 신상 내용을 물어보는 것이 실례인 문화에서 속 시원히 물어볼 수도 없었으니 더더욱 궁금하였을 것이다. 어차피 한 달 동안 수업을 들을 테니 내가 먼저 다가가 물어보았다. 해병대원을 제외한 세명은 모두 사관학교 출신들이었고 모두 일종의 시험을 거쳐 선발된 젊은 장교들이었다. 나는 슈퍼컴퓨터 관련 업무에 대한 내용은 제외하고 한국인이며 뉴욕에서 온 민간인 근무자라고만 소개하였다. 오후 수업에서는 향 후 정보분석의 방향을 설명하는 시간이 전부였다. 아마 냉전에 대한 종식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처럼 군사력의 우위도 중요하지만 앞으로는 과거보다 더 다양한 정보를 광범위하게 수집하고 정확하게 분석할 기술들이 필요하며 그것을 위한 기술 개발과 조직 구성에 중점을 둔다고 하였다. 그 때나 지금이나 정보를 수집하는 기관들은 수십 개가 아니 더 많을 수도 있겠지만 세상에 알려진 정보 커뮤니티(Intelligence Community) 리스트 중 가장 대표적인 기관들은 네 곳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CIA, NSA, DIA, FBI.
정보기관으로서 미국을 대표하는 이 기관들도 알게 모르게 알력이 있고 자존심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국가안보와 국익이 최종 목적이지만 기관들 마다 업무적 특성과 고유 영역이 존재했었던 냉전 시대와 냉전 종식 이후 증가하기 시작한 테러와 고도로 발달되는 컴퓨터 기술로 인해 서로 협력하는 부서들이 많아지기 시작하였다.
CIA는 독립된 기구로 ‘Company’라는 별명을 사용하며 전 세계에 지부를 운영하고 있으며 주로 사람을 이용하여 정보를 수집한다. 통신 기기가 발달되기 이전부터 활동해오면서 축적된 각 지역의 현지 인적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함일 것이다. 해외 비밀공작을 담당하면서 그 대상이 민, 관, 군에 이르는 규모나 능력을 가늠할 수 없는 조직이다. 또한, 문제 발생 시 ‘모른다’, ‘관계없다’로 답변할 수 있는 유일한 집단이기도 하다.
DIA는 국방과 군사 작전에 필요한 해외 군사정보 수집과 분석 그리고 미군 내 모든 정보를 취합하는 것이다. CIA처럼 비밀공작을 수행하지만 군사적인 임무에 국한된 것이기에 CIA와는 다른 성격이라 하겠다.
NSA(National Security Agency)는 그 규모나 능력에 있어 주목받지 않던 기관이었다. 주로 암호 개발과 해독 그리고 감청과 통신 및 전자정보 수집이 주된 업무로 되어 있으나 그 대상이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로 미국 내에서 민간 정보 수집으로 문제가 생기기도 하였다. 사람을 이용한 정보 수집을 하지 않기에 어쩌면 가장 폐쇄된 조직 이기도 하고 가장 발달된 기술과 장비를 보유한 기관일 것이다. 몇 년 후 내가 본 고 해상도의 화상 자료가 NSA로부터 온 것이었고 정부 기관 중 가장 많은 슈퍼컴퓨터를 보유하고 가장 우수한 수학자와 과학자들이 근무하는 곳이라 할 수 있겠다. 보안 등급에 따라서는 부모까지도 미국에서 출생한 시민권자 이어야만 할 정도로 비밀스러운 활동을 하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