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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랑 이모야 Dec 16. 2022

나도 평범한 사람이었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난생처음 깁스를 했다. 

반깁스라 불리반쪽 짜리긴 하지만 부목은 부목이었다


건강관리, 몸 관리한다고 운동하다가 다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한 거다. 운동을 안 했으면 안 다쳤을 거지만 운동을 시작하고 얻은 것이 더 많기에 그렇다고 운동을 안 할 수는 없었다.


이전에도 발목을 접질린 경우가 종종 있었던지라 이번에도 적당히 치료하면 괜찮아질 줄 알았다. 몇 번의 치료를 받아도 차도가 없길래 그저 나이가 먹은 만큼 회복이 더딘 줄로만 생각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붓기는 심해지고 더 아파지는 것 같아 정형외과를 찾았다. 미세 골절에 인대 손상이 심해 최소 2~3주 이 상태를 유지하면서 관절의 움직임을 최소화해야 후에 탈이 없단다.

단점이라면 그동안 주변 근육도 쓰지 않기 때문에 근육이 빠지고 다리도 얇아질 거라 했다.


그동안 폼 룰러며 요가 링이며 온갖 스트레칭으로도 땅땅한 종아리를 못 없애고 유지 중이었기에 의외로 반가운 소리였다. 


철딱서니 없는 걸 알지만 나도 남들처럼 예뻐지고 싶은 보통 여자였나 보다.


영업용 업무 계정을 제외하곤 개인 sns는 거의 하지 않는다. 가끔 일상 기록이나 이벤트 참여용이다. 내가 다리를 다친 사진을 올리니 너나 할 것 없이 다들 걱정을 해줬다. 이기적인 인간관계를 갖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진심이 통한 사람들이 꽤 있는 걸 보니 나름 괜찮게 살았나 보다.


나는 그냥 나 잘난 맛에 사는 줄 알았는데 관심받고 싶은 그런 평범한 사람이었나 보다.




다친 다리 움직임이 제한되니 반대쪽 다리에도 무리가 많아졌다. 사실 반대쪽도 얼마 전에 살짝 다쳤었는데 크게 다친 다리 덕에 제대로 치료를 못하고 혹사당하는 중이다. 한쌍으로 움직이는 운명이라 희생은 어쩔 수 없나 보다. 미안해 내가 너도 신경 써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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