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눈이 선명해질 때
카페 문을 나서자
차가운 공기가 코끝을 찔렀다.
따뜻했던 실내의 잔향이 빠져나가고,
들어오기 전의 공기가
그대로 다시 돌아왔다.
그제야 알았다.
아까까지 흐릿했던 시야가
선명해지고 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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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은 여전히 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 눈발 하나하나가
정확히 보였다.
따뜻한, 그러나 꿈 같았던 시간은
카페 문 너머에 남겨두고
나는 다시
내 삶의 속도로 걸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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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사람들.
각자의 생각 속에서 움직이는 발걸음.
모두 나를 스쳐 지나갔다.
그도,
그 메모도,
그 순간도—
모두 내 뒤편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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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주머니 속 손을 꽉 쥐었다.
잡은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마음은 가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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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릿했던 눈은,
다시 선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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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문이 닫히는 순간.
주인공이 혼자 골목길을 걷는다.
눈이 내리지만 시야는 뚜렷하고,
얼굴은 담담하다.
어깨 위엔 눈송이가 천천히 내려앉는다.
그리고 화면은 서서히 어두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