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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하영 Feb 22. 2023

여기 쿠바인가요?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이집트 여행 03



이집트 여행 03



여기 쿠바인가요?

클레오파트라의 땅, 알렉산드리아



드디어 여행 첫날. 아침 일찍 조식을 먹고 지중해 바다를 보러 향했다. 카이로에서는 3시간 정도 거리. 지중해까지 쭉 이어진 나일강을 따라가면 지중해 해안가에 위치한 도시, 알렉산드리아에 도착한다. 황폐한 사막 지역을 지나 알렉산드리아에 가까워질수록 푸른 나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나선형의 바닷가를 바라보고 있는, 오래된 건물들. 여기는 말레콘 비치...?  알렉산드리아의 첫인상은 쿠바 같았다.


기원전 4세기 로마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페르시아 군을 무찌르고 그의 이름을 딴 도시들을 건설했다. 그렇게 세워진 수십 개의 알렉산드리아.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단초를 세운 이곳은 유일하게 지금까지 이름을 남길 만큼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고, 프톨레마이오스 시대 이집트의 수도로 자리 잡았다. 특히 이집트의 마지막 파라오, 클레오파트라가 사랑했던 도시이자 생을 마감한 곳이기도 하다.



콰이트베이 요새


1477년 이집트 술탄인 콰이트베이가 오스만투르크 해안선을 방어하기 위해 건립한 요새. 고대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파로스 Pharos 등대 터 위에 세워진 곳이기도 하다. 1시간이면 둘러볼 만큼 작은 규모의 성곽이지만, 알렉산드리아는 여기만 보면 끝이라 할 만큼 상징적인 곳이다.


Name in English | Citadel of Qaitbay

Address | As Sayalah Sharq, Qesm Al Gomrok, 알 이스칸다리야 5321431 이집트

Completed | 1477 built by Qaitbay, 1984 restoration by Egyptian Antiquities Organization



석회암으로 지어진 요새는 총 3개 층으로 층마다 밖을 보며 보초를 서는 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요새인 만큼 여러 방향에서 밖을 볼 수 있는데 지중해 바다, 알렉산드리아 시티 전경 등 방향에 따라 다른 풍경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다. 어두울 것 같았던 내부는 창문과 천창으로 자연광이 들며 엄청 환한 느낌이 들었다. 하얀 석회암에 햇빛이 반사되면서 은은한 빛이 감도는 게 정말 아름다웠다.


세 시간을 열심히 달려와 요새 하나만 보기에 아쉬움을 토로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사막과 모래바람이 가득한 이집트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이집트 여행을 즐겁게 시작하기에는 좋았다.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지중해를 중심으로 헬레니즘 문명을 꽃피웠던 지식의 산물이자 세계 최초의 도서관, 고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기리는 의미로 2002년에 새롭게 개관한 도서관이다. 알렉산드리아 대학교 맞은편에 위치하고 있다.


Name in English | Alexandria Library

Address | Al Azaritah WA Ash Shatebi, Bab Sharqi, Alexandria Governorate 21526 이집트

Completed | 2002 built by Snøhetta



고대 도서관의 부활은 알렉산드리아 대학교에서 1974년부터 꾸준히 논의되었다. 이후 1980년 초 이집트 무라바크 대통령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프로젝트가 추진되면서 유네스코와 각국의 지원을 받아 공모전을 열게 된다.


공모전에서 우승한 설계팀은 노르웨이 건축사무소인 스노헤타 Snøhetta*. 여러 개의 채광창이 마치 비스듬히 기울어진 태양의 표면처럼 보이는 외관. 알루미늄판 그릴로 만들어진 창은 이집트 전통 주택의 창문에서 볼 수 있는 마쉬라비야 스크린처럼 실내에 태양빛이 눈부시지 않게, 하지만 충분히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 오슬로 오페라하우스를 설계한 팀!



건물은 떠오르는 태양을 형상화했는데, 태양이 인간 세계와 문화 활동을 비춰준다는 고대의 의미를 되살린 것이다. 도서관의 외벽에는 각 언어의 글자들을 새긴 석판이 모자이크처럼 장식되어 있다. 특히 반가운 한글도 새겨져 있는데 세월, 름, 강 총 네 글자를 찾을 수 있다. 여름이라는 말도 많은데, '여'는 아무리 자료를 찾아봐도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우린 외관 관광(20분) 한글만 찾고 끝!




알렉산드리아에서의 마지막 일정, 점심을 먹으러 해안가의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해안 도시답게 메뉴는 해산물 요리. 깔라마리 튀김과 토마토소스를 얹은 생선구이가 나왔다.


세 시간을 달려온 것에 비해 너무나 짧은 알렉산드리아 일정. 로마 제국의 지하 감옥 카타콤과 폼페이 극장, 물 속에 잠긴 클레오파트라의 궁전 흔적 등 궁금한 것이 많았지만 우리는 다시 카이로로 돌아간다.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서 더 마음에 남는 도시였다. 여유로웠던 첫날 마무리!





알렉산드리아 영상으로 만나기


#미하치이집트 #이집트여행





공간을 스크랩하는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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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여행을 다니고 영상 기록을 남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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