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여행 04
이집트 여행 04
이집트 여행 두 번째 날. 드디어 피라미드를 보러 간다! 5000년 전의 역사, 고대 이집트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사카라와 멤피스로 향했다.
이집트는 나일강의 역사와 함께 발전했다. 나일강은 지대가 높은 남쪽에서 북쪽으로 흘러 지중해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아부심벨 룩소르가 있는 남쪽이 상上이집트, 카이로 알렉산드리아가 있는 북쪽이 하下이집트다. 지중해로 나일강이 흐르는 과정에서 풍요로운 녹지와 삼각주 평원이 펼쳐지던 하이집트. 그래서 상대적으로 부유한 하이집트가 오래된 과거부터 수도와 중심지 역할을 했다.
고대 이집트의 시작인 고왕국 시대, 수도였던 멤피스. 카이로에서 남쪽으로 약 30km 떨어진 지역으로, 40분 정도 나일강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야 한다. 사카라는 당시 수도였던 멤피스 옆에 위치하고 있으며 고대 이집트의 공동묘지라 할 수 있다. 이곳에서 최초의 피라미드, 조세르 왕의 피라미드를 보러 간다.
가장 먼저 도착한 조세르 왕의 계단식 피라미드. 우리가 흔히 아는 피라미드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처음에는 진흙 벽돌 '마스타바 mastaba'를 한 층 한 층 쌓아 올린 계단식 피라미드였다. (스텝 피라미드 Step Pyramid) 6층으로 이루어져 높이는 59m. 죽은 왕이 하늘로 올라가는 계단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Name in English | Pyramid of Djoser
Address | Pyramid of Djoser, Badrshein, Giza Governorate 3352001 이집트
Completed | BC 2611 by Imhotep
이를 지은 건축가는 임호텝 Imhotep. 조세르 왕의 재상이자 이집트 최초의 계단식 피라미드를 만들었다. 이 때문에 역사상 최초의 건축가로도 칭한다. 의술, 천문학, 철학에도 뛰어났는데 그 공로와 천재성을 인정받아 후대에는 '건축과 공학의 신'으로 신격 추앙받기도 했다.
열주랑을 지나 피라미드로 향한다. 열주랑도 임호텝이 설계했다고. 파피루스 줄기의 모양을 본떠 만든 기둥들. 20개의 기둥이 쌍을 이루어 양쪽으로 이어진다.
열주랑에서 나오면 계단식 피라미드가 보인다. 원래는 외벽이 있어 열주랑을 지나야 만 피라미드가 보였다고 한다. 마치 외부세계와 단절된 것처럼 연출해 더욱 신성하게 느껴졌다. 피라미드 내부도 볼 수 있는데 속도가 생명인 패키지 투어에서는 패스.
조세르 왕의 피라미드 주변으로는 후대 왕과 귀족들의 무덤들도 많다. 조세르 피라미드보다 후대에 지어졌지만 규모나 완성도가 떨어지고 형태가 거의 무너져 모래 언덕처럼 보였다.
열주랑에서 직진하면 무너질 것 같은 담벼락과 계단이 보인다. 계단을 넘어가면 우나스 왕의 피라미드와 귀족들의 무덤 콤플렉스를 볼 수 있다.
무너지긴 했지만 피라미드 모서리를 미장한 흔적도 볼 수 있다. 후대에는 마스타바를 쌓은 계단식 피라미드 외벽과 모서리에 석회암 반죽을 발라 미장하고, 모래로 갈아 반질반질하게 윤을 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삼각형 형태의 피라미드이다.
매끈하게 완성된 피라미드의 외관은 햇빛을 반사하며 멀리서도 보일 만큼 황금처럼 반짝였다고 전해진다. 특히 피라미드 꼭대기에는 황금으로 도금한 피라미디온을 올려 마감했다. 지금은 모두 도굴 당해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석회암 외벽 역시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이 떼어내 집이나 황궁, 모스크를 짓는데 사용했다. 그래서 온전한 삼각형 형태의 피라미드는 찾을 수 없게 되었다.
사카라 투어 후 나일강을 건너 멤피스로 향한다. 나일강 하류에 위치해 언제나 사람들이 모이는 상업과 예술의 중심지였던 멤피스. 오랜 시간 동안 수도였던 데다가 중왕국 시기에 룩소르로 수도를 이전했지만 파라오의 대관식은 여전히 멤피스에서 거행할 만큼 역사와 권위가 있었다. 하지만 13세기, 나일강 홍수 범람으로 폐허가 되어버렸고 왕궁과 신전의 역사는 오랜 시간 흙 아래 묻혀있게 된다. 이제는 작은 농업도시, 농촌이 된 멤피스. 카이로에서 먹는 식재료는 거의 멤피스에서 생산한 것이라고.
많은 관광객이 이 작은 농촌 도시를 찾는 이유는 람세스 2세의 석상이 누워있는 멤피스 뮤지엄을 관람하기 위해서다. 신왕국 시대 전성기를 누리며 강력한 왕권의 상징이었던 람세스 2세. 뮤지엄이 있는 이곳도 왕궁과 신전이었으나 나일강 범람으로 인해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무게는 80톤, 길이는 무려 12미터. 원래는 15미터 높이의 석상으로 온전하게 서있었다면 건물 3-4층 높이 정도! 석상이 워낙 커서 2층에서 내려다볼 수 있다.
석상이 원래는 두 개인데 하나는 카이로 중앙역 앞 광장에 전시되어 있다가 현재는 기자 지역에 오픈 예정인 그랜드 이집트 뮤지엄으로 이전했다. 발견 당시 뒤집어진 채 늪에 빠져있어 람세스 석상인지도 몰랐다고. 1820년 당시 발굴 과정도 그림으로 설명해 두었다.
뮤지엄 밖에 있는 알라바스타 스핑크스. 알라바스터 Alabaster는 석고를 뜻한다. 길이 8m, 높이 4m로 기자의 대스핑크스에 이어 이집트에서 두 번째로 크다. 특히 형태 보존이 잘 되어있어 가장 아름다운 스핑크스로도 불린다.
#미하치이집트 #이집트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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