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여행 01
이집트 여행 시작 및 요약
인생 뭐 있나- 갑자기 피라미드 보러 이집트 가는 거지! 백수 인생 10개월 차. 영국 여행 정리가 마무리가 되어갈 즈음 이집트 패키지 특가 안내톡이 왔다.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를 보고 싶어도 안전과 위생, 특히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사기, 추행, 사고가 많다고 해 자유여행은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한 이집트. 패키지 프로그램 아니면 못 갈 것 같았다. 아시아나 전세기+올인클루시브 리조트+야간열차 대신 국내선 항공 이용 비행기값만 내면 피라미드 스핑크스를 볼 수 있는데 조건도 좋으니 안 갈 수가 없었다.
준비 없이 기대감만 안고 출발한 이집트 여행, 시작이다.
준비물
일단 이집트, 더운 나라라고 무시해서 미안해. 1월에는 이집트도 나름 겨울이라 아침과 밤에는 어마무시하게 춥다. 하루 일교차가 무려 3도에서 32도 (실화임). 그래서 추위를 대비할 옷과 제품이 필요하다. 특히 이집트는 더운 나라라서 에어컨은 되는데 히터가 작동이 안 된다. 뜨거운 물을 요청할 때도 팁 1달러를 무조건 내야 한다. 밤마다 정말 정말 추웠다. 말 그대로 사계절 용품을 준비해야 한다. 전기장판, 핫팩, 경량패딩, 스카프, 텀블러 등등 추위 대비할 수 있는 건 꼭 챙기기.
옷도 무조건 넉넉하게 챙기자! 여름 반팔 위에 가을 가디건, 겨울 패딩 입고 하나씩 벗어야 하는 날씨. 햇빛 아래와 그늘의 온도차도 달라서 긴팔 셔츠나 가디건 있으면 좋다. 우리는 셔츠 대신 스카프를 숄처럼 둘렀는데, 사막이 배경이라 바람에 흩날리는 스카프가 멋지게 나왔다. 선크림, 모자, 선글라스도 필수. 자칫 방심하면 정말 건강한 피부를 얻을 수 있다. 후르가다 리조트는 쾌적하고 따뜻한 편이었다. 바다 수영도 할 수 있을 정도니 수영복 챙기기.
신발은 개인적으로 샌들보다 운동화를 추천한다. 도로나 신전 안이 생각보다 미끄럽고 울퉁불퉁해서 샌들이나 슬리퍼는 미끄러지기 쉬웠다. 일단 추워서 내 발가락 지켜야 했다. 호텔에 슬리퍼는 없기 때문에 호텔에서 신을 여유 슬리퍼로 충분했다.
호텔이 아무리 깨끗해도 물갈이하거나 배탈 난 사람들도 많았다. 지사제, 알레르기약 완전 필수이고, 버스 이동 시간이 많아 소화제, 멀미약도 유용하게 먹었다. 기온차가 크니 감기약이나 비타민도 챙기면 좋다. 화장실에 티슈도 없다. 꼭 챙겨 다니기. 화장실 앞에서 휴지 건네주는 거 받으면 1달러 내야 된다! 일회용 손소독제도 챙겨갔는데 유용하게 잘 썼다.
충전기는 220V. 멀티콘센트가 필요할 수도 있다 하여 챙겼지만, 다행히도 쓸 일이 없었다. 버스는 도시마다 바뀌어서 컨디션이 복불복이긴 했으나 좌석마다 USB 충전이 되어서 이동 중에 편히 쓸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드라이기와 샴푸 챙기기. 드라이기는 호텔, 크루즈에 모두 없었다. 공산품이 모두 비싸고, 도난 위험 때문이라는데 그래 그럴 수 있지. 샴푸와 어메니티는 충분히 챙기는 걸 추천한다. 치약과 칫솔은 없었고, 샴푸와 바디워시는 있었지만 물비누가 대부분이라 가져간 용품을 사용했다.
솔직히 여행 가서 정말 정말 잘 먹는 편이고 한 번도 김치 챙겨서 여행 다닌 적 없는 사람인데, 이집트 먹을 거 없다고 해서 컵라면 가져간 거 이틀 만에 다 먹은 사람 나야 나! 이집트는 건조한 나라인 만큼 식재료면에서 부실하다. 이슬람 국가라 돼지고기가 없어 닭고기 볶음, 소고기 스튜가 주로 나오고, 날아다니는 쌀밥과 마른 음식, 양상추 샐러드 등 맛이 있고 없고 가 아니라 그냥 순수 먹을 게 없다. 해외에서 음식을 가리지 않고, 골고루 잘 먹는 편이라 해도 컵라면, 고추장, 멸치볶음이나 깻잎 등 마른반찬들은 챙기도록 하자.
나는 해외에서 물갈이를 대비하기 위해 찬물도 끓여 먹는 편인데 우선 이집트에는 5성급 호텔에도 커피포트 없는 경우도 많다. 물론 위생적으로도 깨끗하진 않았다. 더운 나라라 뜨거운 물 요청하면 무조건 1달러. 컵라면이나 텀블러를 챙긴다면, 전기포트/라면포트 챙기기.
다행인 건 디저트와 요거트 종류가 다양하고, 맛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난 빵만 먹었다... 이집트의 주식은 화덕에 구운 얇은 빵 '발라디'. 난처럼 생겨 모양도 맛도 익숙하다. 야채나 고기를 싸서 먹으면 된다. 그 외에 모닝롤, 호밀빵 같은 종류부터 달달한 디저트 케이크 종류가 많았다. 영국령이었던 과거의 흔적일까. 호텔과 크루즈에 따라서 오후 티타임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특히 이집트의 유명한 특산품은 대추야자, 견과류, 꿀. 열량도 채울 겸 요거트에 견과류와 꿀을 곁들여 먹으니 좋았다.
이집트 여행은 도시에서 도시를 이동하는 여행.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이 길고, 아침 일찍 출발해 도시락으로 아침식사를 대체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동 중에 먹을 초콜릿, 사탕, 젤리, 에너지바 등 개인적인 당충전용 간식이 필요하다. 정말 다들 배고파했다 흑흑
환전
먼저 기본적으로 필요한 달러와 유로
총 40-50 달러, 310-350 유로
입국 비자 $25
크루즈 선상 팁 $15
가이드 및 기사 경비 €100
+
선택관광 비용 €210
10일간 룸 클리닝 팁 $10
솔직히 말하자면 갑자기 가느라 은행 갈 시간도 없었다. 얼마나 준비해야 할지 검색도 못해보고 집에 있었던 여유분 챙겨 출발!
이집트 파운드는 이집트 외에는 화폐가치가 없어 현지에서만 환전할 수 있다. 이집트 곳곳에서 보이는 ATM기도 있으나 로컬 가이드한테 바꿔달라고 하는 게 제일 안전하고 마음 편하다. 개인적으로 이집트 파운드는 환전하지 않았다. 쇼핑센터, 관광지 내 기념품샵, 화장실 등 관광객이 많은 곳은 모두 달러로 통용된다. 쇼핑할 때도 거스름돈을 이집션 파운드로 주거나 안 주려고 할 때가 많아 무조건 1달러 들고 흥정하는 게 좋다.
영국령이었던 이집트라 화폐도 파운드. 표기도 제각각인데 다 같은 말이다. (현재 100 EGP = 4,100원)
EGP = Egyption Pound (영국령 영향 파운드)
LE(£E) = Livre Egyptienne (프랑스 점령기 시절 화폐)
Gini Estrliny (오리지널 화폐 단위, 아랍어)
내가 털린 팁 그리고 꿀팁
결론부터 말하면 1달러 정말 정말 많이 필요하다!
이집트는 정말 1달러 1달러 1달러의 나라. 팁이 정말 많이 필요하다. 최소 50장은 필요한 것 같다. 버스에 캐리어를 싣고 옮겨주는 거나 화장실 가는 것도 모두 1달러 팁을 내야 한다. 오랜 시간 동안 관광수입으로 살아온 나라가 ㅋㄹㄴ로 관광 수입이 크게 줄었고, 현재 이집트 경기가 매우 안좋아 (민주주의 실패 및 군부 독재 시절을 보내고 있다) 목숨 걸고 팁을 요구하는 사람들. 우리가 직접 버스 앞까지 가져다 둔 캐리어를 버스에 싣는 것만으로도 1인당 1달러씩 걷어가는 무서운 놈들... 좋은 게 좋은 거라 기분 좋게 팁을 낼 수 있지만, 알고라도 털리자!
특히 신전이나 피라미드에서 사진을 찍어주겠다는 사람들 절대 가까이하지 말자. 핸드폰 넘기면 당연하게도 못 돌려받는다. (이건 어느 나라 관광지나 마찬가지) 사원증 걸고 있는 사람들도 조심하자. 소매치기만 아닐 뿐 팁은 줘야 된다. 피라미드에서 사원증 보여주며 걱정하지 말라고 돈워리 돈워리 외치며 여기가 포토 스폿이라고 알려주던 사람... 팁 달라면서 피라미드 반바퀴를 달리기 했네! 결국 안 줬다 이겼어
화장실 이용할 때는 보통 2명에 1달러, 재밌는 건 카이로에서 멀어질수록 팁 물가도 싸진다. 제일 먼 아스완 가면 3-4명에 1달러! 휴지 건네는 것도 무의식적으로 받으면 안 된다. 특히 젖은 손으로 받으면 무조건 팁 내야 화장실에서 나올 수 있음. 손수건이나 티슈를 꼭 챙기자.
기념품 쇼핑은 정말 어디서든 살 수 있다. 파라오, 스핑크스, 피라미드 피규어들은 어떤 관광지를 가듯 똑같이 판매한다. 흥정 여부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 일단 최대한 무조건 깎아보자. 칸 엘 칼릴리는 구경 좀 하다가 너무너무 기빨려서 포기함. 정찰제 가게도 있다곤 하는데, 기념품 자체에 흥미가 없어 시장 밖에서 기다리기만 했다. 흥정에 자신 있는 사람만 도전하자.
마지막날 쇼핑센터도 간다. 위생적으로 걱정된다면 먹는 종류 대추야자, 꿀은 여기서 사는 걸 추천. 종류에 따라 $10-25. 후르가다 자유일정에서 마트 가는 사람들도 봤는데 우리가 묵은 리조트는 마트랑 거리가 멀어서 포기했다.
시간 여유가 된다면, 뮤지엄 기념품 샵도 꼭 구경하기! 달러 결제도 가능하다. 개인적으로 마지막에 간 문명 박물관. 샵은 작은데 예쁜 아이템이 많았다. 엽서랑 파피루스 노트를 샀는데 선물용으로 정말 좋았다!
공항 그리고 출발
이집트를 갈 때, 보통 경유 한 번을 지나 비행시간만 총 14-15시간 정도 소요된다. 그런데 이집트 여행 성수기를 맞아 겨울에만 아시아나 전세기가 뜨는데 요걸 이용한 패키지 프로그램. 덕분에 비행시간은 12시간 정도로 조금 세이브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전세기면 뭐해- 너어무 힘들었다. 3-3-3 배열의 오래된 비행기로 좌석 간격이 매우 좁고 컨디션이 열악했다. 핸드폰만 한 사이즈의 기내 모니터 화면. 기내 콘텐츠 보기도 엄청 힘들다. 채널마다 영화가 자동으로 틀어지는 방식으로 처음부터 보려면 다시감기 리플레이 리플레이… 물론 USB 단자는 없다. 보조배터리 꼭 챙기기.
특히 전세기를 이용해서 좌석 배치가 미리 안된다. 공항에서 발권할 때 조정할 수 있다. 우리는 비행기 날개 바로 옆이었다… 좌석은 매우 매우 중요한데 이집트에서 한국으로 돌아올 때는 좌석 배치를 안 해준다. 이집트 승무원들이 안 해주는 건지 못하는 건지 전세기를 이용한 사람들이 대부분 다시 타고 돌아오는 거라 좌석 번호를 그대로 줬다 하
입국과 국내선 이용
먼저 이집트 입국을 위해 입국카드 작성하기. 비행기에서 승무원분들이 나눠주신다. 이집트에어 아래 큰 네모 박스는 비우고 왼쪽 칸부터 순서대로 작성하면 끝! 영어로 된 칸만 작성하면 된다.
이집트 입국을 위해 비자 발급을 위한 $25가 필요하다. 패키지 투어라 미리 인솔자님께 전달 완료. 이집트 투어는 로컬 가이드가 무조건 현지인이기 때문에 인솔자님이 가이드 역할을 거의 다 하신다. 아무튼 로컬 가이드가 여권에 한 장씩 비자를 붙여주면 입국카드 제출 후 바로 통과! 드디어 카이로 도착이다.
투어 중에 비행기를 한번 더 탄다. 카이로에서 아스완으로 이동할 때 국내선을 한번 이용한다. 소요 시간은 2시간 정도. 밤새 달리는 야간열차를 이용하는 프로그램도 있는데 가이드님말로는 제2차 세계대전 때 타던 기차(?)라고.
아스완으로 가는 날, 아침 일찍 비행기 타러 카이로 국제공항으로 향했다. 당황스러움과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8:40 비행기인데 7:30 에도 카운터를 안 열었다. 7:50 쯤 캐리어에 붙이는 라벨 스티커를 리필하더니 8시에 겨우 짐 붙임 (?) 이게 무슨 일이냐 비행기 탈 수 있는 거냐 가이드님께 물어보니 그냥 이집트 스타일이 그렇다고 답이 돌아왔다.
그렇다. 이집트 스타일이 무엇인가. 더운 나라 사람들의 여유로운 마인드-로 요약 가능하다. 느긋하고 천천히, 승객보다 더 여유롭게 진행되는 체크인이었다. 어쨌든 제시간에 비행기는 떴고 무사히 아스완에 도착했다. 천천히 흘러가면 어떤가. 무사히만 가면 된다.
이제 정말 이집트 여행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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