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것에 '끝'을 넣으면

끝이 알려주는 가치

by 투빈대디



오늘도 출근길 라디오를 들었다. 오늘 내 귀에 들어온 한 마디는 '죽음 같은 끝'이었다. 무엇이든 끝이 있다는 의미의 말이었다.


"그런데, 끝이 없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지만, 나는 끝내 우리네 삶에서 끝을 갖지 않은 것을 찾아내지 못했다.


생각해 보니, 모든 것에 끝이 존재하지만, 끝이 있음을 망각한 채 만나고 대해온 것이 많았던 것 같다. 문득, 익숙한 것들에 끝을 집어넣어서 다시 바라보면 어떻게 다가올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일과가 끝나면 당연히 나의 발길은 집으로 향한다. 집에 들어서면 따뜻한 미소와 함께 내게 들려오는

"왔어요?"

라는 아내의 인사가 없다면 어떨까?


집에 가는 길에 아내에게 전화를 한다.

"오늘 저녁은 동태탕에 소주 한잔 어때요?"

"좋아요. 거기서 일곱 시에 봐요."

그리고 거기 식당에서 마주 앉아 술잔을 나눌 그 파트너가 없다면 어떨까?

생각 만으로도 슬픔이 밀려온다. 그런데 난 그것이 언제나 그곳에 있다고만 생각했다. 그 익숙한 것들에 끝이 있다는 것을 잊고 살았다.


그러나 이제는 그것의 끝을 제 자리에 놓아야겠다. 끝이 더 가까이 오기 전에 끝을 잘 보이는 곳에 놓아야겠다. 그래야 후회를 만드는 바보짓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을 테니까.


끝을 망각하고 대해온 것이 어디 이것뿐이겠는가? 아이들은? 부모님은? 형제들? 친구들은? 그리고 이 사람 저 사람은?


어디 사람만 이겠는가?


이제는 만나는 모든 것들에 '끝'을 집어넣어야겠다. 그리고 끝이 있는 그것들의 가치를 놓치지 않고 똑바로 바라봐야겠다. 끝과 더 가까워지기 전에, 끝의 존재를 인정하고 예우해야겠다. 그래야 끝에 가서 후회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


고맙게도 세월이 알게 해 준 것이다.

세월이 나를 조금은 더 익혀 준 것 같아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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