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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net M Jan 29. 2022

박수의 힘

때로 두 손은 백 마디 말보다 더 큰 위로가 된다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매일 마주쳐야 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그들이 모두 다 같은 것은 아니다.

늘 밝게 웃으며 기분 좋은 말로 상대를 즐겁게 해 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불평불만으로 시작해 끝내는 기분을 상하게 해서

웬만하면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다.

그들은 주변 환경이나 상대의 단점을 먼저 찾아내며

했던 말들을 계속 반복하고 행동이 과해서 함께 하기에는 부담스럽기도 하다.

이처럼 끊임없이 반복되는 인간관계에서 오는 갈등은

가정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내가 속한 공동체 안에서 우리는 상대로부터의 질타를 받을 때보다는

위로와 격려를 받을 때 당연히 더 큰 힘을 얻는다.



첫 아이가 태어나고 걸음마를 시작할 무렵이었다.

또래의 다른 아이들은 걷다 못해 빠르면 뛰는 아이들도 있었는데,

내 아이는 15개월이 되도록 겨우 일어나기만 할 뿐 전혀 걸을 생각이 없어 보였다.

점점 초조해지기 시작한 초보 엄마였던 나는

아이의 걸음마에 대한 정보를 폭풍 검색하고 전문가의 상담까지도 고려해보고 있었다.

그런데 아이가 첫걸음을 떼던 순간은 정말 의외의 순간이었다.

아이의 눈을 바라보며 활짝 웃고 박수를 치는 나를 향해 내딛던

작은 발걸음을 나는 잊지 못한다.

그전까지 내가 했던 일은 아이를 뒤에서 잡아주고 재촉하는 일뿐이었다.

그걸 나는 바보같이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돈이 들지 않는 해결책을 엉뚱한 곳에서 찾고 있었다.



우리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뭔가를 발표해야 할 때,

특히 그것이 처음 겪는 일일 때 상당한 두려움을 갖게 된다.

그러나 그 시간이 끝나고 사람들의 박수를 받을 때 비로소 긴장감은 풀리고

다음에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된다.

박수의 힘은 실로 대단한 것이다.

상대에게 위로와 격려를 보내는 것 말고도

주의를 환기시킬 때에도 참 괜찮은 방법이다.

두 손바닥의 마찰에 의해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1년에 박수를 치는 순간이 몇 안 된다.

고작 생일 케이크의 촛불을 끄고 난 몇 초,

옆사람의 눈치를 보며 억지로 손을 마주치는 아주 짧은 순간,

마음을 쓰는 일이 이렇게나 힘들 수가 없다.

우리는 서로에게 조금 더 관대해질 필요가 있다.



나는 그 이후로 아이에게 많은 박수를 보낸다.

아무리 엉터리 같은 그림을 그려 보여주어도,

흡족하지 않은 결과의 시험지를 내밀어도

활짝 웃으며 쳐 주는 박수 소리는 아이를 행복하게 하고

다음에 더 잘할 수 있는 최고의 용기를 갖게 한다.




입사한 지 석 달 밖에 안 된 김대리의

훌륭한 첫 프레젠테이션 후 -


세계적인 거장이 이끄는 오케스트라단의

감동적인 연주가 끝난 후의 -


9회 말 역전 만루 홈런을 친 주자를 향한

관중석의 열광적인 -


올해로 103세를 맞은 정순자 할머니의 생신 파티에서의 -


                                                          '박수갈채'


                    인간의 손으로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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