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긍정 Apr 24. 2022

사내 애자일 교육에서 볼 포인트 게임한 썰 푼다.txt

 글은 사내 애자일 교육에서의 에피소드를 담은 글입니다. 스테이시, 집요할 만큼 요구사항에 대해 질문해야 해요.  이어지는 글입니다.




프롤로그

지난 글에서 언급한 Role-Play 말고도 애자일 교육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바로 ‘ 포인트 게임이었다. 우리가 진행한  포인트 게임 룰은 아래와 같다.  


1. 15명 정도 다수의 인원이 한 조가 될 것.
2. 공을 주고받을 땐 쥐어주는 게 아닌 던져서 받을 것.
3. 바로 옆 사람에게 전달하지 않을 것. (= 옆 옆사람에게 전달)
4. 시작점인 사람에게 다시 공이 돌아와야 하나의 Turn으로 인정할 것
5. 3분 동안의 기록을 측정할 것


그리고 위 게임을 5번 반복할 것.





1st Game

시작함께 엉성한  포인트 게임이 시작되었다.


Role-Play와 다르게 닉네임은 무엇인지, 어떤 직군인지 소개도 하지 않은 채 무작정 공을 주고받게 되었다.

우리 팀은 둥글게 원을 그리는 형태로 모였고, 어색하게 옆 옆 사람에게 공을 던지며 카운팅을 하였다.

솔직히 이땐 3분 내내 공돌리기랑 애자일이랑 도대체 뭔 상관이지 (ㅠㅋㅋㅋ)라는 생각만 들었다.

그렇게 우리 팀은 첫 게임에 18 바퀴를 돌았다.




2nd Game

두 팀이 양 옆에 위치하여 게임을 진행했는데, 우리 팀보다 다른 팀의 카운팅이 조금 더 높았다.

그러자 우리는 서로 이름과 직군도 모르는 사이지만, 너무도 자연스럽게 하나의 팀이 되어 피드백을 주고받았다.


두 번째 게임에서는 속도를 좀 더 내보기로 했다.

게임이 시작되었고, 마음이 급해지니 공을 떨어뜨리는 실수가 생겨났다. 서로 괜찮다며 빨리 줍고, 다시 빠르게 전달했다. 서로를 잘 모르지만 공을 전달한다는 하나의 공통된 목표가 있으니, 타인의 실수도 빠르게 캐치하고 함께 수습하려 애썼다. 그렇게 두 번째 게임에서는 25바퀴를 돌았다.




3rd Game

속도를 높여 전보다 더 많은 카운트가 있었지만, 그래도 옆 팀이 여전히 앞서는 상황이었다.


이번에는 공을 주는 사람은 포물선을 그리듯이 던지는 게 아닌 위에서 아래로 떨어트리듯이 놓는 방식으로, 공을 받는 사람은 손을 좀 더 둥글게 모아서 받치는 자세를 취하자는 피드백이 있었다.


게임은 시작됐고 약속한 대로 공을 줄 땐 위에서 아래로 떨어뜨리듯이, 동시에 받는 사람은 잘 받을 수 있게 손을 동그랗게 모은 채로 받쳤다. 구성원들이 좀 더 안정적인 자세를 취하자 공을 떨어뜨리는 실수가 줄어들었고 한 팀으로 공통된 목표를 갖고 공을 주고받다 보니 금방 익숙해졌다. 거의 공을 주고받는 기계처럼 착착착 돌아가기 시작했다.


동시에 옆 팀은 어떻게 하길래 같은 시간 동안 더 성과가 나왔는지 관찰해 보았다.

우리는 하나의 공을 계속 굴렸는데, 옆 팀은 카운팅이 끝나면 공을 바닥으로 떨어트리고 새 공으로 시작했다. 좀 더 직관적으로 성과를 측정할 수 있었고, 동시에 하나가 아닌 여러 공을 사용한다는 인사이트를 얻었다.




4th Game

드디어 옆 팀을 앞섰지만 카운팅이 크게 차이 나진 않는 상황이었다.


이번에는 안정적인 자세와 순환이 반복되었으니, 옆 팀처럼 공을 하나가 아닌 여러 개를 동시에 주고받자는 피드백이 있었다. 옆 팀처럼 전략적으로 같은 시간 동안 좀 더 많은 성과를 확보하기 위함이었다. 여러 공을 주고받는 대신 한 명이 카운팅을 온전히 담당하기로 했다.


네 번째 게임은 시작됐고 정신없지만 금방 익숙하게 여러 개의 공을 전달했다. 처음엔 서로 깔깔대며 웃기도 했지만 가면 갈수록 말없이 진지해져만 갔다. 공통된 목표가 있으니 개인이 온전히 해야 할 몫에 몰두할 수 있었다.




5th Game

그렇게 우리는 격차를 벌렸다. 좀 더 자신감이 생긴 우리는 마지막 플레이인 만큼 공을 더 추가했다.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전력 질주하듯 공을 굴렸다. 우당탕탕하게 실수도 많았지만 어차피 마지막임을 알기에 그냥 재밌게 공놀이를 했다. 그렇게 18개로 시작해 60개가 넘는 카운트까지 발전시키며 볼 포인트 게임은 끝이 났다.





볼 포인트 게임과 애자일의 연관성

일단 하나의 게임은 하나의 스프린트를 의미했다. 덕분에 팀이 하나의 공통된 목표를 갖고 전력 질주할 수 있었다.


여기서 핵심은 성과를 정량적인 수치로 트래킹 하는 것과 다음 스프린트가 진행되기 전 팀원들과 회고를 통해 피드백과 개선할 액션 아이템을 정하는 과정이었다. 자연스럽게 다음 스프린트의 목표가 정해졌고, 서로 얼라인 된 상태로 전력질주가 반복됐다. 


모두가 투명하게 성과를 확인하니 공통된 이해를 가질 수 있었고, 팀이 하나된 목표와 전략에 집중하니 각자 맡은 바에 몰입할 수 있었다. 부족하지만 일단 시작하여 액션 → 피드백 → 계획 → 액션 → 피드백 → 계획이 반복되었고, 빠르고 확실하게 성장할 수 있었다. 


그렇게 볼 포인트 게임이 종료되었다.
실제로 볼 포인트를 진행하는 다른 사례를 벤치마크 하면서 원형 형태가 아닌 지그재그 형태로 주고받는 형식 등을 배우기도 하였다. 팀 회고와 타사 벤치마크는 성장의 속도에 확실한 도움을 주었다.



Ball Point Game (Learning Agile)

: https://youtu.be/d4-El7gJuZE





에필로그

이 날 사내 교육에서 배운 '애자일 하게 일한다는 것'은 단순히 스프린트 단위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투명하게 정량적인 성과를 공유하고 이해하는 것, 정해진 일정 안에 공통된 목표를 갖고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것, 동시에 수평적으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그다음 목표를 함께 계획해야 한다는 것 등을 배웠다. 생각보다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깨달음이 있었고, 한동안 다음 달 애자일 교육은 꼭 들으라며 주위 동료들에게 추천하고 다녔다.


애자일을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스스로를 돌아보며 내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어떤 건 내가 개선해야 하는 태도인지 등 고민과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이제 겨우 1년 차가 된 막내 PO지만, 나는 어디에 있든 늘 도움과 긍정을 주는 동료가 되고 싶다.


에브리데이 성장을 꿈꾸는

햇병아리의 회고 마침.





p.s. 제 글을 재밌게 보셨다면, 콘텐츠 방향 설문에도 꼭 참여해 주세요 :')

https://forms.gle/K9S1cqUyovLPNVXQ7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