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언젠가
엊저녁 TV에서 본 엄청난 산불 현장에 놀라 소식이 뜸했던 옛 직장 동기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세상일은 정말 아무도 몰라요. 그 친구는 누구보다 도시적인 이미지였는데 지금은 지역의 한적한 곳에서 생각한 대로의 삶을 살고 있답니다.
#1 거긴 괜찮아? 음~ 괜찮아. 집 밖으로 수도는 설치돼있고? 호스 길이가 적어도 30m 이상은 돼야 하는데…
#2 요즘 어떻게 지내? 얼마 전에 다쳐서 의사가 하라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3 근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 데. 내가 언제 이런 나이가 됐지? 믿기지가 않아.
산불 걱정으로 시작한 얘기가 건강과 가족 얘기를 거쳐 일상의 얘기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4 몸만 그렇지 나도 생각은 그때하고 똑같은데. 근데 이런 얘기 하면 우리 말고는 아무도 믿지 않을걸?
이런 얘기 언젠가 한 것 같은데, 말이 끝나자마자 벼락같이 공감을 해주는 친구가 있으니 이젠 나도 잘 모르겠습니다.
세월과 나이도 나를 알아주는 사람 앞에서는 그저 비껴가는 시간일 뿐이라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