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
방금 사위에게서 전화가 왔다.
딸이 많이 아파 응급실에 실려 갔단다.
며칠 전 대상포진 진단을 받고 약을 복용 중이던 딸은, 처음엔 단순히 벌레에 물린 줄 알고 5일이나 방치했다가 뒤늦게 병원을 찾았다.
처방받은 약을 먹은 뒤 얼굴과 목에 두드러기가 올라왔다는 말까지만 들었는데
방금 사위의 떨리는 목소리로 전해 들은 소식은, 상황이 훨씬 심각했다.
충북대병원 응급실에서 링거를 맞으며 상태를 지켜보는 중이라 했다.
얼굴 전체가 두드러기로 뒤덮였다고.
매일 실험실에서 현미경을 들여다보며 늦게까지 일하고, 끼니도 자주 거르던 아이였다.
면역력이 떨어진 탓일까.
젊은 아이가 대상포진까지 걸렸다니 마음이 무너진다.
결혼한 지 1년 된 딸아이.
곁을 지켜주는 남편이 있어 다행이지만
그럼에도 엄마 마음은 아프다.
문득 오래전 기억 하나가 떠오른다.
내가 돌이 막 지났을 때였다.
새끼손톱만 한 찐 감자를 삼키다 급체해
축 늘어진 나를 안고, 스물다섯의 어린 엄마는 깜깜한 논둑길을 울며 달렸다고 했었다
작은 병원 하나 없는 시골에서,
눈물, 콧물이 범벅이 되어 아이를 부둥켜안고 달리던 그 엄마의 숨결이 지금 내 마음에 겹쳐온다.
‘부모 마음은 자식을 낳아봐야 안다’
그 말이 얼마나 깊은 뜻인지,,,
불면증이 있는 나인데, 오늘 밤은
아마도 더 오래 깨어 있을 것이다.
딸의 얼굴을 떠올리며,
그리고 어린 나를 부둥켜안고
논둑길을 정신없이 뛰던 엄마를 생각하며
오늘 밤, 나는 다시 엄마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