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을 지상 최고의 과제로 삼겠어!
나는 시방
변방의 오랑캐여
그렇게 생각하는 와중에 시행착오가 약간 있었다. 내 생각의 흐름은 이러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나를 둘러싼 굴레를 조각조각 내어야겠다. 줏대가 없을 바엔 나쁜 사람이라도 되어야겠다! 시방 나는 반란을 준비하는 변방의 오랑캐인 것이여! 오랑캐는 왠지 악랄하고 무식하다. 착한 아이로 그만 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억지로라도 좀 그렇게 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마음 먹은 잠깐의 시간 동안 타인을 힘들게 할 때도 있었고, 반항을 위한 반항을 하게 되기도 했다. 전화만 하면 신경질 내는 하나밖에 없는 딸을 보는 엄마나 회사 다니는 게 힘들고 재미 없다고 말하는 3년차 애송이 사원을 바라보는 세심한 팀장님이 얼마나 힘드셨을까. 오랑캐도 성정에 맞아야 하지. 너무 급진적이니까 못해먹겠다 싶었다. 역시 오랑캐는 답이 아니었다.
인생 과제를 발굴합니다
다른 사람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훌륭한 사람들이 만들어둔 콘텐츠도 접하면서 생각을 정리했다. 나만의 색깔을, 원칙을, 미션을 무엇으로 삼을지를.
그러다가 문득 굉장히 단순하고 당연해보이는 단어를 찾아냈다.
독립.
그래, 독립을 하자. 튼튼해져야겠다. 내가 회사원으로 살든, 어떤 새로운 일을 하든, 그것이 나의 선택이자, 그 모습으로 있는 내 자신이 나답고 생기가 있을 수 있게 건강해져야겠다. 늦지 않았다. 깨달았으니 그걸로 됐다. 일상부터 인생까지, 사소한 것부터 거창한 것까지 내가 직접 꾸려야겠다. 나는 이 사람 저 사람에게 휘둘리는 것도 싫고, 어딘가에 나의 현재와 미래를 마냥 맡겨두는 것도 싫고, 나만의 색깔이 없는 지금의 모습도 싫으니까, 싫은 것들을 풀어헤치고, 좋은 것을 하나씩 엮어나가야겠다. 그렇게 독립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독립은 꽤 멋진 미션이 될 것 같다. 그것은 즐겁게, 잘 살기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나로 살기 위해서. 내가 없이도 회사가 돌아가고, 사회도 돌아가고, 우주도 돌아가지만, 다만 돌아가지 않는 것 하나가 있다면 그것은 내 인생이니까.
근데 독립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