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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20대는 늘, 승용차 한 대로 옮겨졌다.

평균 2년마다 다녔던 이사, 용달은 단 한 번도 부른 적이 없었다

by JJ Dec 12. 2021


20대의 마지막 이사


일주일 뒤면, 20대 마지막 이사를 간다.

용달을 부를까 고민하며 체크리스트를 작성하는 순간, 역시 그럴 필요가 없었다는 당연한 결론에 이르렀다.

TV, 세탁기 등 옮겨야 할 대형가전이 있을 리 없고,

용달 값을 감수할 만큼, 값이 나가는 가구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가장 비싸다 말할 수 있는

침대도,

결국 용달 값을 이기지 못했다.

값은 싸도 제 몫을 다 해 조금 망설였지만,  

결국 계산이 안 맞는다는 결정이 앞섰다.





20세, 침대가 달린 붙박이 고시원에서

첫 자취를 시작한 후,

9년이 지난 지금까지 원룸을 전전하고 있다.


9년 간 다녔던 5번의 이사,

그리고 매번 6개의 박스로 정리됐던 내 짐.

1~2년마다 어디론가 떠나는 현실 속에서

결국 어떤 애정도, 용달 값을 이기지 못했고

결국 내 곁에는 용달 값을 넘지 않는 것들만이 남았다. 2년의 유효기간을 가진채 말이다.


애정하는 물건들을 버려야 했던 2년의 시간으로

내 20대도 어느새 물들었다.


20대 끝자락, 마지막 이사를 앞두고 있지만

여전히 내 곁에는 6개 남짓되는 상자들 뿐이다.


먼지 탈 새도 없이 옮겨져야 했던 나의 집.

큰 덩치 차지하며, 내 집임을 과시해주는 물건 하나 없이

이 집을 다시 떠나려 하니 슬프다.


30대에는 조금 더 나에게 주어진 것들이 많아지길.

그리고,

내 자리를 차지하는 것들을 오랜 시간 품을 수 있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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