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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운욱 눈사람 Oct 08. 2023

금융시장을 대하는 자세 1

당신은 어느 쪽입니까?

1. 다음 가)와 나)는 수능 시험에 대한 기본 생각과 그에 따른 행동을 나열한 것입니다. 당신은 어느 쪽입니까?


가) 특별한 방법으로 수능 시험 고득점이 가능하다

   A. 특별한 방법을 알고 있는 강사를 수소문해 강의를 들으러 다닌다

   B. 수능에 나올 문제를 미리 알려주는 족집게 선생님들의 강의를 듣는다

   C. 수능 시험 잘 본 선배들을 탐문해서 노하우를 알아낸다


나) 수능 시험에 비법은 없다

   A. 학교와 학원에서 수업에 집중한다

   B. 틀린 문제와 잘 모르는 부분을 파악해 예습과 복습을 한다

   C. 자투리 시간을 없애거나 활용해서 공부 시간을 늘린다


이 문제에 대한 이견은 별로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가)의 방법으로 수능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그럼 다음 문제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2. 다음 가)와 나)는 금융시장에 대한 기본 생각과 그에 따른 행동을 나열한 것입니다. 당신은 어느 쪽입니까?

가) 금융시장에서 고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한다


  A. 유튜브와 각종 전문 사이트 등 투자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을 탐색한다

  B. 금융시장 분석 방법과 트레이딩 기법을 배운다

  C. 고수익을 보장하는 강의와 리딩방에서 종목 추천을 받는다


나) 금융시장에 별다른 비법은 없다

  A. 저축을 일상화하고 절약해서 저축액을 늘린다

  B. 시장의 등락에 따라 수익률도 등락하므로 투자 규모와 리스크 관리에 신경쓴다

  C. 직접투자 수익률이 지수 수익률보다 낮다면, 지수 투자로 변경한다


위 문제를 자세히 읽어 보셨다면 가)의 A, B, C를 한데 묶어 놓은 데 대해, 고개를 갸우뚱할 수 있습니다. 가)의 A와 B는 재산증식을 위한 바람직한 방법으로 알려진 데 반해, 가)의 C는 피해야 할 행동인 것이 상식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A, B, C 모두 궁극적으로 고수익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분명한 공통분모가 있습니다.


그럼 가)의 기본 전제 즉, 금융시장에서 고수익을 내려는 것이 잘못된 일일까요? 물론 아닙니다. 다만, 고수익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바람직한 방법과 그렇지 못한 방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금융시장에 대한 기본 이해가 부족한 초보자는 기본적인 공부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10년 안에 부자가 되려 한다거나 매년 +15% 이상 또는 지수 수익률 대비 두 배 이상을 목표로 한다면 반드시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나) 금융시장에 별다른 비법은 없다’ 주의입니다. 의아해 할 수도 있겠지만, 2022년부터 2023년 10월 현재 시점까지 장을 직접 겪은 분들이라면 제 말에 동의하는 분들이 꽤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수익률을 장기적 관점에서 반드시 모니터링하고 지수 수익률에 미치지 못한다면 지수 투자로 전환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지수보다 수익률이 높은 경우에도 지수대비 초과 수익이 들인 노력과 시간에 걸맞는 결과인지 한번 더 생각해봐야 합니다.


앞선 1번 질문의 가)처럼 수능 비법을 찾아 헤매는 대입 수험생에게 어떤 조언을 하시겠습니까? 고득점을 받은 선배들에게 노하우를 아무리 물어도 만족스러운 답을 얻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고득점으로 가는 편안한 꽃길이라는 것은 없으니까요. 매주 복권을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대부분은 당첨 가능성이 낮은 것을 알기 때문에 없어도 그만인 푼돈을 들여 일주일의 소소한 희망을 삽니다. 그런데 가까운 지인이 매주 50만 원씩 복권을 산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매주 당첨자가 몇 명씩 나오기도 하는데, 꾸준히 사다 보면 본인도 그 안에 들어갈 거라면서 말이지요.


금융시장에서 고수익을 내는 사람은 복권 당첨자들처럼 분명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고수익자는 소수에 불과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도 새로운 얼굴로 바뀌어 갑니다. 금융시장에서 고수익이 지속적으로 가능하다면, 우리나라 부자 순위에도 유명한 금융투자자가 몇 명쯤은 있어야 할 것입니다. 금융시장에서 고수익을 내기 위해 장기간 고군분투 해왔다면, 그런데도 지금까지 부자가 되지 못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렇다면 지금은 고수익을 안겨 줄 다른 새로운 방법을 찾을 때가 아닙니다. 고수익이 가능하다는 기본 가정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닌지 고민해봐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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