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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하는 기획자 Nov 17. 2023

텀블벅을 시작한 이유

언제부턴가 내가 직접 기획을 해서 만드는 콘텐츠보다 타인과 조율하며 만드는 콘텐츠의 비중이 더 높아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나에게 주어지는 기회들이 무척 소중했고, 내 콘텐츠를 나 외에 타인이 원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저 신기하기만 했다. 여행이 좋아서 시작한 기록이 타인의 요청에 의해 공식적으로 비용을 받으면서 계약이 되었고, 점점 책임감이 커지기 시작했다. 머지않아 그 책임감은 부담감이 되었다. '이 콘텐츠가 외면을 받으면 어떡하지, 사람들이 원하지 않는 콘텐츠면 어떡하지.'등등의 생각을 하게 되면서 내가 원해서 만드는 콘텐츠보다 타인이 좋아할 만한 주제를 찾고 고민하는 시간들이 점차 길어졌다. 난 섬여행을 좋아하고, 호떡과 같은 주전부리를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나와 같은 취향을 지닌 사람들은 한정적이었다. 수요가 한정적이다 보니 내가 아무리 좋아해도 콘텐츠로 만들기가 대체로 어려웠다. 


텀블벅을 통해 만들게 된 콘텐츠 노트


텀블벅을 찾아보고, 시작하게 된 계기는 내가 원하는 창작물을 수요자와 함께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텀블벅은 순수하게 창작자와 이를 지지하는 사람과의 소통에 의해 만들어지는 형태이다. 내가 원하는 창작물을 올리면 그 창작물에 대한 반응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수요자들이 직접적인 피드백을 전달하기도 하고, 간접적으로 표현을 하기도 한다. 무반응이거나, 하트 표시가 현저히 적을 경우 어떤 부분을 보완하면 좋을지 고민을 하게 된다.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피드백을 전달받고 보완하는 과정에서 함께 만들어간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텀블벅을 고려하게 되었다. 


나에게 강제성을 주기 위해서 텀블벅을 고려하게 되었다. 기업, 타인과의 약속이 있기에 정확한 일정에 따라 콘텐츠 작업을 할 수 있게 된다. 어쨌든 마감이 있기에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글이 써지든, 사진이 엉망이든 마감 기한에 맞춰 작업을 하게 되는 식이다. 마감 없이 스스로 하는 일정 관리는 언뜻 보기엔 자유기 있기에 더 쉬워 보이지만 막상 스스로 일정관리를 하려면 꽤 어려운 일이다. 본인과의 약속이기에 한없이 관대해지기 때문이다. 훨씬 느슨해지기 쉽고, 끝까지 완성품을 만들기 어려워진다. 나에게 좀 더 강제성을 주기 위해 텀블벅을 이용해 보았다. 창작자를 지지하는 고객과의 약속을 만들어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스스로 강제적인 작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크리에이터를 위한 노트라는 이름의 굿즈제작 프로젝트

홍보를 위해서라도 텀블벅을 시작해야만 했다. 처음 콘텐츠 창작을 할 땐 내가 만드는 여행 이야기, 사진, 그림에만 집중하였다. 그러니까 콘텐츠를 만든 다음을 생각하지 않았다. 딱 콘텐츠를 만들기까지만 집중을 하였더니 콘텐츠를 만든 이후 알리기가 참 어려웠다. 콘텐츠를 만드는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홍보였다. 아무리 공들여 만들어도 사람들에게 알려주지 않으면 그 콘텐츠는 봐주는 사람이 없어 창작자 입장에서 힘이 빠지게 된다. 텀블벅에 올리면 어쨌든 콘텐츠 자체의 홍보가 자연스럽게 이뤄져 마케팅에 대한 고민을 한시름 덜 수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적으로 텀블벅에 올리는 것이 만능 해결점은 아니지만 자주 노출되면 노출될수록 좋으니 텀블벅을 활용 안 하는 것보다 하는 것이 훨씬 유용하다고 생각했다. 


어찌 보면 텀블벅을 활용하게 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한데 시장에 내 창작물이 나오기 전 사전 검증을 받을 수 있다는 점 역시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타깃도 잡아보고, 트렌드도 공부를 해본다 하지만 콘텐츠가 세상에 나와봐야 사람들이 원하는지 알 수 있다. 내가 생각한 콘텐츠가 단순히 나만 원하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도 좋은 건 지를 알려면 콘텐츠에 대한 소개와 최종 아웃풋을 보여주면서 검증을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감으로 판단했던 시장 반응을 좀 더 객관적으로 알 수 있게 되어 검증할 수 있는 창구로도 의미가 있다. 


'어떤 도구, 플랫폼을 사용하느냐'보다 더 중요한 건 '어떻게 지속 가능한 창작을 유지하느냐'라고 생각한다. 지속 가능한 창작을 하기 위해서 개인의 의지만으로 한계가 있다. 흔들리는 멘탈을 부여잡으며 일정에 맞춰 창작을 해야 하는데 늘 엄청난 의지력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이때 자신만의 루틴,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도구를 활용하면 유용하다. 나는 그 도구가 텀블벅이었다. 텀블벅은 하나의 도구일 뿐, 시스템을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면 툴은 어떤 것이라도 상관없다. 돈으로 강제성을 부여하고 싶다면 챌린져스를, 따뜻한 응원이 필요하다면 밑미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중요한 건 사람마다 자신의 성향, 창작물에 따라 지속가능한 창작 시스템을 갖추는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보다 오랫동안 끊임없는 창작 활동을 하기 위해서 나 자신의 의지력을 믿기보단, 나를 지탱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 텀블벅에 올린 굿즈 프로젝트랍니다. 콘텐츠 제작에 관심 있으시다면 아래 노트를 참고해 주세요. :)


https://tumblbug.com/uxer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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